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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속리산 정이품송 "우째 이런 일이"

양기용 기자 | 2010/01/31 23:45

[진단] 속리산 정이품송 "우째 이런 일이"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속리산을 오랫만에 지나며 본 '정이품송'은 세월과 환경의 변화를 견뎌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잔뜩 흐린 날씨더니 식사차 식당에 들를 때는 눈이 제법 내렸다. 20년 전에는 아예 폭설로 눈덮인 법주사 경내를 밟았었다.

당시만해도 원추대칭형태였지만 이번에 본 모양은 한 쪽이 잘려나가고 이제 나머지 반 쪽도 고사 위기에 놓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정이품송 자녀목을 번식시키고 있다고 한다.)

▲ 20년전까지 멀쩡했던 600년 수령 속리산 정이품송 ⓒ자료사진

정이품송(正二品松)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에 있는 소나무로 천연기념물 103호로 지정되어 있다. 1464년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하는 중 소나무 가지가 쳐져 있어 걸리게 되는 것을 나무가 저절로 들어서 지나가게 했었다고 하여 후에 세조가 나무에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고 해서 '정이품송'이라 불린다.

600년 이상을 살아 멀쩡하던 소나무가 20년만에 이렇게 된 것은 전적으로 보은군 책임이다. 자료에 의하면 보은군과 문화재청은 1998년, 1999년, 2001년, 2004년, 2007년 강풍·폭설 등으로 가지가 부러져 틈틈이 크고 작은 수술 - 가지의 상처부분을 도려내고 방부처리한 뒤 빗물 등이 스며들지 않게 인공수피를 씌우거나 뿌리호흡을 돕기 위한 플라스틱 유공관과 배수로 설치 등을 했다고 한다.

▲ 2010년 고사직전의 정이품송 ⓒ양기용 서울포스트

그러나 눈으로 봐도 주변에 텅 빈 공간과 아스팔트로 척박하기 그지없다. 잔디가 고른 것으로 봐도 흙의 상태나 영양이 엉망일 것이다. 그냥 수분 흡수해 잎 파랗다고 내팽겨친 결과다.

건강한 소나무는 뿌리에 박테리아가 많다. 이 박테리아는 호기성이므로 뿌리와 공생관계에 있다. 따라서 주변 토질과 환경이 박테리아가 잘 서식되도록 했어야 하는데, 땅속 공기 유입을 시킨답시고 플라스틱이라는 유기화합물을 뿌리 주변에 박아 놨다는 것도 이해가지 않는다.

큰 나무는 그 하나로 존재할 수 없다. 숲을 봐도 주위의 무성한 잡초에서부터 비슷한 키의 나무들이 많다. 사람도, 고봉의 히말라야 산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임시라도 그 주변에 다른 소나무를 심어 주고 기름지게 하여 함께 공기와 땅과 비바람에 동화작용을 하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보은군의 몰상식과 무지가 600년 천연기념물을 사라지게하고 있다.

▲ 녹색전국연합 회원 ⓒ서울포스트
▲ 경북 상주시에 있는 건강한 소나무숲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참고자료: 지구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 '레드우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California)의 험볼트 레드우드(Humboldt Redwood) 주립공원 안에 있는 레드우드(일명 미국삼나무)로 알려져 있다. 해안을 따라 68만 에이커에 이르는 레드우드숲이 유명하기도 하다.

삼나무는 다 자라기까지 약400년이 걸리는데 수령(樹齡)이 2000년을 넘게 살기도 한다. 세계 최고 장수기록은 히페리온이라는 삼나무다. 2006년도에 스테판 실레트 교수가 히페리온의 꼭대기로 올라가서 줄자를 대고 아래로 떨어뜨려 잰 길이가 무려115.2m로 나왔다 한다.

레드우드는 껍질자체가 두껍다. 1500~2000년 정도의 수령과 약 100m 이상씩의 크기와 씨앗이 떨어져 옆에 있는 나무와 서로 합쳐서 자란다. 육중하면서도 거대한 모습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 레드우드 자료사진
ⓒ자료사진
ⓒ자료사진
ⓒ자료사진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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