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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추석은 귀향성친(歸鄕省親)

구기차 논설가 | 2010/09/10 01:45

[단상] 추석은 귀향성친(歸鄕省親)
-SPn 서울포스트, 구기차 논객


이제 13일후면 수백만의 도시 사람들이 각자 고향을 찾아 밀물처럼 도시를 빠져 나간다. 차례도 지내고. 성묘도 하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친척들을 만나볼 겸 해마다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추석 명절을 순수한 우리말로 ‘한가위’라고 부르는 것은 신라시대의 가배절(嘉排節)에서 유래된 말이고, 추석(秋夕)이라고 부르는 것은 예기(禮記)의 춘조월 추석절(春朝月 秋夕節)이라는 데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 42년전 귀성열차 ⓒ구기차 자료사진 서울포스트

즉 한가위의 기원은 멀리 신라 때부터인데 궁중에서는 해마다 왕녀 두 사람을 중심으로 궁녀들을 두 편으로 나누어 7월 보름날 시작하여 8월 보름날까지 한 달 동안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놀았던 풍속을 가배(嘉排)라고 했는데 추석명절의 풍속은 이 가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석명절은 농사를 위주로 하던 우리 조상들이 햇곡식을 거둬들여서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 보은의 행사이고 농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명절이다.

우리 조상들은 추석날에는 날씨가 좋기를 바랐고 날씨가 나쁜 것을 몹시 꺼렸다. 만일 구름이 끼었을 때에 흰 구름이 여름날에 보리를 베어 널어 놓은 것처럼 엷게 깔려 있으면 보리 풍년이 들지만, 만일 검은 구름이 두껍게 끼어 있으면 보리 흉년이 든다고 믿었던 것이다.

밤에는 보름달이 잘 보이면 좋은 징조로 보고, 만일 날씨가 흐리거나 구름이 끼어 보름달이 보이지 않으면 개구리는 알을 낳지 못하고 토끼는 임신을 못하며 메밀이 결실을 못한다고 싫어했다.

‘오월농부팔월신선(五月農夫八月神仙)’이라는 말이 있다. 오뉴월에는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일을 해도 먹을 것이 귀했지만, 팔월이 되면 온갖 곡식과 과일이 여물고 머지않아 수확하게 되므로 닭이나 돼지를 잡고 술을 빚어 먹을 수 있는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팔월 달은 농부가 신선과 다름없다는 뜻이라는 말이다.

▲ 41년전 서울역 추석귀성객 ⓒ서울포스트
▲ 40년전 귀성고속버스 ⓒ서울포스트
▲ 18년전 귀성열차예매(서울역) ⓒ서울포스트

또한 추석에는 눈물겨운 ‘추석절의 반보기’ 라는 풍속이 있었다. 지금이야 친정집 가기가 이웃집 마을 가기 보다 더 쉬운 세상이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새색시가 함부로 친정에 갈 수가 없었다. 또한 요즘은 대부분 자가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친정에 달려갈 수도 있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여자가 친정에 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농사일에 바빠 시집살이를 하다보면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데, 명절 뒤에는 한동안 한가하므로 이때 서로 만나보는 풍속이 있었다. 다른 명절에는 부녀자가 나들이하기가 힘들므로 주로 추석명절 후에 날을 잡는데 추석 전후에 연통을 보내어 서로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고 만났다는 것이다.

이때 서로 만나는 장소는 보통 시집과 친정의 중간쯤에 있는 산이나 골짜기를 택했으므로 이를 ‘도중에서 서로 만난다’는 뜻으로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하고 ‘반보기’ 라고도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속도 시대가 바뀌고 교통이 편리해지다보니 이제는 먼 전설이 되어 버렸지만 어찌했거나 추석은 이처럼 헤어져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 상봉의 기쁨을 주는 명절임에는 古今이나 같다.

이처럼 추석 명절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고유 명절이다. 단지 즐겁게 노는 날만이 아니라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선영들의 묘소를 찾아 省墓하고, 부모님과 친척들을 찾아뵙고 즐겁게 보내는 날이다. 그래서 귀향성친(歸鄕省親;약자로 歸省)이라고 한다. 조상에 대한 공경 심을 찾는 것은 조상님이 바로 자기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복잡한 일상생활에서 잠시나마 뒤로 미루고 다 같이 때때옷을 입고 선물꾸러미를 들고 자식도 보고 싶고 손주도 보고 싶어 하시는 주름살 깊게 패이신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달려가 기쁘게 해드리고 즐거운 추석을 보내자.

▲ 41년전 추석보름달 ⓒ서울포스트

(구기차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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