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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송 오브 러브(Song Of Love)

클라라와 슈만과 브람스의 사랑
이혜영 기자 | 2006/01/06 00:51

작년 9월, 일주일 두 번, 평촌 아트홀에서 개최하는 문화 예술 자원 봉사자 워크숍에 참가한 적이 있다.

각 장르별 전분가들이 와서 다양한 주제로 진행을 하는데 우리 음악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작곡가인 강준일 선생님이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 분 말씀 중에 아주 공감가는 대목이 있었는데 이제 서양 음악은 사양길에 접어 들었다는 것이다. 100년, 200년 전 음악만 가지고 우려 먹고 있을 뿐 오늘날의 음악은 더 이상 연주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분은 서양 음악을 전공하고서 오로지 작곡에만 전념하시며 60평생을 사신분이신데도 연세 들어가면서 점점 우리 음악의 매력을 알아가게 되신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서 어쩌면 그런 현상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영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후 시작된 무성영화는 현대인들에겐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긴 하지만 1930년대부터 6-70년대까지 탄생했던 명화들은 디지털 시대인 지금의 컴퓨터 합성 영화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명확한 주제와 감동을 지닌 영화들이 수두룩 했고 오늘날의 영화들은 다 그 영화들의 아류작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최초로 영화에 빠져서 허우적대었던 것도 1937년도에 재작한 흑백영화, [춘희]였다. 하지만 그 시대의 영화는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찾을 수 없는 희귀한 고전이 되어버렸고 게다가 20대인 내 조카나 큰 애도 흑백 영화는 왠지 보기 수월찮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익숙함에 대한 세대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지금 내가 흑백 영화를 얘기하면 젊은 분들은 하품을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타이타닉만 해도 옛날 버전이 훨씬 고상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경험을 비추어볼 때 언젠가 젊은 분들도 나이 들어서 그런 영화들을 한번 접해 보시길 권하고 싶은 동시에 오늘은 흑백 영화인 [송 오브 러브]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제목 그대로 슈만과 클라라와 그리고 브람스(덤으로 리스트까지 볼 수 있는)가 등장하는 음악 영화이다.

지난번에 히스토리 채널에서 본 [송 오브 러브]시리즈에서는 슈만이 어린 클라라를 만나서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이르는 스토리만 볼 수 있었지만 1939년에 만들어진 극장용 영화, [송 오브 러브]는 슈만과 클라라가 결혼하고난 이후의 삶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기에 브람스가 슈만의 제자가 되고 싶다며 두사람의 집에 찾아 오게 되고 브람스 는 클라라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의 열병을 앓기 시작한다. 물론, 너무나 품위있게, 사랑은 헌신이요 희생이란 진리를 여실히 보여주면서 그녀에 대한 열정을 몰래 품고 지낸다.


결국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난 이후 그 집을 떠나고 브람스의 고백 을 듣고서 놀란 클라라가 그 사실을 슈만에게 말하지만 슈만은 "그건 당신만 모를 뿐 다른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성에게 마음이 끌리지 않을 남자가 어
디 있느냐며 웃으면서 말해준다.

지극한 사랑을 주고 받던 슈만과 클라라는 슈만의 우울증으로 인한 신경성 질병으로 인해 죽음으로 끝이 났고 후에 슈만보다 더 유명한 음악가가 된 브람스가 다시 클라라를 찾아오지만 남편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다는 클라라의 조용한 거절에 실망한다. 이후 두 사람은 좋은 친구로 우정을 나눈다.

리스트는 그 당시 전 국민적인 (아니 전 유럽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다가 왕실과 교분이 두터운 위치에 있었기에 클라라의 아버지인 비커 교수가 두 사람의 결혼을 결사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그 문제가 법정까지 가게된 사건에서 리스트는 슈만과 클라라를 변호해 준다.후에 브람스에게 고백하기를 자기도 클라라를 사랑한다고 하며 브람스와 함께 슈만의 곤란한 상황을 구해주기도 하는데 그 사실을 모르긴 했지만 가난한 음악도를 사랑하고 결혼했던 클라라의 눈엔 리스트가 속물로 비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리스트의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한다.

클라라는 남편이 죽고 나서도 그의 작품을 연주하면서 세상에 슈만을 알리는 노력을 하다가 나이 들어 죽는데 아름답고 재주많고 품성 고운 여자가 자기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것을 보면서 뛰어난 인간은 타고 나는 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그런 조건을 가진 인간들은 (특히, 여자에 있어서) 자기를 돌아보는데 게을러서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서 클라라 역을 했던 캐서린 햅번도 클라라처럼 멋진 인생을 살다간 여성이다. 미인들의 집합소인 헐리우드에서는 별로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진 그녀이지만 연기에서도 삶에서도 그녀는 완벽했고 품위가 있었다.

[송 오브 러브]에서는 귀엽거나 예쁜 얼굴이 아니다보니 분장을 했지만 어린 클라라를 연기할 때는 왠지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으나 성숙한 클라라에 와서는 아주 잘 어울리는 여배우였다. 물론, 피아노 치는 연기도 아주 훌륭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실존 인물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는 흔히 그 인물에 대한 포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송 오브 러브] 역시, 슈만과 클라라와 브람스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했을 것이기에 스토리를 모두 수용할 순 없겠지만 아름다운 그들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세 등장 인물이 어떤 사 랑을 하는 가를 보는 것만도 근래에 보기 드문 멋진 영화였다.

SCHUMANN- LISZT/ WIDMUNG

widmung .......영화 장면 속에 나오는 음악 중 하나가 이 곡이다. 슈만이 결혼 전날에 클라라에게 선물한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신혼 여행을 다녀와서 자신들이 살 집에 들어간 이후 슈만이 클라라를 바라보며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이 것밖에 없다"며 시를 읊으면서 피아노 연주를 해 주는 장면이다.

Du meine Seele, du mein Herz,
당신은 나의 영혼, 나의 심장'

Du meine Wonne, du mein Schmerz,
당신은 나의 기쁨, 나의 고통,

Du meine Welt, in der ich lebe,
당신은 나의 세계, 그 안에서 나는 산다네,

Mein Himmel du, darein ich schwebe,
나의 하늘 당신, 그 속으로 나는 날아가네,

O du mein Grab, in das hinab
오 당신 나의 무덤, 그 안에

I
ch ewig meinen Kummer gab!
나는 영원히 나의 근심을 묻었어요!

Du bist die Ruh, du bist der Frieden,
당신은 휴식, 당신은 마음의 평화,

Du bist der Himmel mir beschieden,
당신은 나에게 주어진 하늘,

Dass du mich liebst, macht mich mir wert,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나를 가치있게 만들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Dein Blick hat mich vor mir verklärt,
당신의 시선은 나를 밝게 비춰줍니다,

Du hebst mich liebend über mich,
당신은 나를 사랑스럽게 나의 위로 올려줍니다,

Mein guter Geist, mein bessres Ich!
나의 선한 영혼을, 나의 보다 나은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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