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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진달래 능선의 봄이 오는 소리

나종화 객원기자 | 2011/03/18 14:59

[북한산] 진달래 능선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었다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서울포스트

나는 꽃을 찾아 산으로 간다

봉우리 나뭇가지에
영롱하게 빛나던 빙화!
꽁꽁 언 마음이 화사하게 밝아진 것도 잠시
3월의 여린 햇살에
산산히 부서내리지 않던가.

두견새 소리에 맞추어
수줍게 꽃 문을연 진달래!
그 어여쁨에 뒤척였던 마음향해
잘 있으라 한마디 남기지 않고
무정히 떠나가지 않던가.

백운대 빙화는 부스러지고
진달래 능선 앙상한 가지에
매운 바람 맴돌아도
나는 여전히 꽃을 쫓아 산으로 간다.

대지를 뚫고 나온 화려한 불꽃
그 모습으로
온갖 풍상속에서도
영겁의 세월토록
시들지 않는 저 꽃 봉우리

바위를 찾아서...
( 2011. 3. 5일 진달래 능선에서)

ⓒ서울포스트

2011년 3 월 5일 토요일

에이스님, 강쥐님 그리고 강쥐님의 지인이신 조선배님과 더불어 우이동 아스팔트 길에서 진달래 능선 시작점인 철문으로 들어섰다. 진달래 능선에서 제일 빡센 구간이 하필 들머리다보니 오는 사람마다 신참례를 치르는 기분이 들것 같다.

능선에 올라 다리쉼을 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백운대가 좌측에 인수봉 우측에 만경대를 거느리고 모습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조금 더 가면 잘 보이는데 있다고 저 만큼 앞서간 강쥐님이 손짓한다.

잠깐 저 아래쪽은 지금은 기도원이된 선운각이겠지?
10.26 이전까지 중앙정보부(KCIA)가 관리하던 밤의 청와대 라고 할만큼 하늘을 찌를 듯한 권력이 흥청거렸을 것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화들로 넘쳤을 게다.
權不十年 花無十一紅 이라는 말이 한참 뇌리를 맴돌았다.

▲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너 뿐이렸다. ⓒ서울포스트

진달래 능선에서는 북한산 사령부의 색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화려하기 보담, 아늑해 보이는 풍경이다.
중간의 소원바위. 곰바위 같은 만경대에서 뻗어내린 암봉들도 볼만하다.

▲ 소나무도 이쁘고, 반듯하신 선배님의 뒷모습도 보기 좋다. ⓒ서울포스트

진달래 능선은 우이동에서 대동문까지 무려 2.7 km 나 뻗어있는 긴 능선이다.
그 만큼 길이 순하고 편안하다.
발 아래로는 소귀천이 진달래 능선과 나란히 지나간다.

▲ 좋은 쉼터도 많고 전망도 좋은 북한산 A급 산행길이다. ⓒ서울포스트

▲ 멋진 성채같은 모습이다. 만경대는 실제로 북한산성의 일부분으로 천연의 성채역할을 했다. ⓒ서울포스트

진달래 능선과 나란히 가는 소귀천 길이다. 나이 먹었나보다, 길이 왜 저리도 고울까. ⓒ서울포스트

소귀천?

어느 한시(漢詩)에서 가져온 폼나는 이름으로 알고 있었는데 단어 그대로 소의 귀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 난 후 맥이 빠진다. 같은 의미의 우이(牛耳)천은 우이동에서 중랑천으로 유입되는 큰 개천을 말하는 것으로 소귀천과는 별개다.
누가 소귀(素貴)라고 바위에 써 놓은 것도 있다고 하는데 어쨌든 소의 귀가 맞는 듯 하다.

한 세상 잘 살다가 하늘나라로 돌아간다는 의미인 소귀천(蔬歸天)을 떠올린 것은 꿈보다는 해석...
하지만 나는 계속 그렇게 알고 살아가련다. ㅎㅎ
소귀천은 여태 미답지다.
좋은 사람과 손잡고 가볼꺼나?

▲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는 곳이 여기일까? 하여간 진달래 나무가 많았다. ⓒ서울포스트

▲ 도봉. 영봉. 인수 여기선 죄다 한동네 사람으로 보인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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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밋밋한 대동문을 최대한 솜씨있게 그려보았다. ⓒ서울포스트

▲ 동장대! 사진찍기 어려운 곳이다. 에이스님이 내려서서 찍는다. 따라해본다. 이런 그림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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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북한산 최고 전망대 시단봉에서

▲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빙화다. 끝물에 왔더니 누가 다 훝어가고 물짠것(전라도 사투리)만 남겨놓았다. ⓒ서울포스트

▲ 용암문으로 가다가 전설의 천해대를 찾아 유턴 ⓒ서울포스트

▲ 북한산 이랑속은 겨울이 아직 짱짱하다. ⓒ서울포스트

▲ 천해대(天海臺)! 딱 내 스타일이거든? 담엔 혼자와서 북한산 기운을 죄다 훔쳐갈꺼다. ⓒ서울포스트

▲ 상원봉이 천해대(天海臺)를 향해 부복하고 있지 않는가. 길지로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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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우가 천해대에서 북한산 기운을 훔쳐먹고 살았다는 명백한 흔적... ⓒ서울포스트

국민학교 저 학년때 부터 라디오 역사드라마를 참 즐겼나보다.
이를테면 '왕비열전'은 빼놓지 않고 다 들었다.
보우대사의 부도탑과 태고사에 있는 행장을 적은 탑을 보고 있노라니
" 네 이놈 요승 보우야"
드라마 이름은 모르겠는데
고려말의 간승 신돈이 자신을 내치는 보우를 향해 일갈을 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이 정도면 천재 아닌가? ㅎㅎㅎ

▲ 중흥사가 승군 총사령부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첨 알았다. 조선군 사령부였으면 짖다 말지는 않았을텐데... ⓒ서울포스트

▲ 태고사 윗쪽 바위께가 천해대다. 이렇게 알려줘도 막상 찾아갈려면 쉽지 않다. ㅎㅎㅎ ⓒ서울포스트

▲ 언 강이 풀리면서 소리를 낸다. 맑고 투명한 소리를... ⓒ서울포스트

▲ 중성문의 재발견! 건너편 성곽과 이어지는 수문은? 아랫쪽 암문(暗門)의 용도는... ⓒ서울포스트

▲ 북한산 천년만에 제 모습을 찾아가다. ⓒ서울포스트

북한산은 근자에 들어서면서 가장 산 같은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천년전부터(출처:주민들의 주장을 적어놓은 표지판에 의하면) 이곳에 북한동 마을이 있었고 절도 여럿 있었고, 임란이후에는 승군들이 대거 주둔을 했고 숙종조 이후엔 행궁과 관청이 들어섰고 한일합방 직전까지 이곳은 병영도시였다.

적게는 몇 백 명이 많게는 수 천 명이 이곳에 머물렀을 것이다.
가스레인지나 가스보일러도 없었고 수세식 화장실도 없었다.
그런 북한산의 모습!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여기를 참고하시라. 이웃 쉐난도님께서 어렵사리 수집한 1911년 북한산 모습이다.
http://abuba777.blog.me/100122725701
이곳에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오신 극소수의 북한동 주민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우리나라가 쪼끔 먹고 살만한 댓가로 북한산을 자연에 내어주고 있다는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

그렇게 잘 나가더니
왜 뜬금없이 케이블카~~~?
한눈팔지 말고 걍 그대로 갑시다.

공단에 긴급건의! 저 스크린 가리고 있는 뽀뿌라 나무한테 좀 비키라고 말씀해주시구요.
거미줄도 걷어주삼.

▲ 암 생각없이 담았는데 버리기 아까워서...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오랜만에 소리를 들었다.
겨우내 능선을 훝고 지나가던 바람소리 말고 새 소리, 물 소리...

사람은 여전히 날을 세운채 지나가고
계곡은 꽁꽁 얼어붙어 있어도
봄이 오고야 말았다.
언제나 소리부터 왔으니까.

그래서일까.
두 주만에 겨우 하나 올리는 포스팅인데 무지 뻐친다.
아무래도 봄을 타는갑다.

하여간 봄이 오기는 오는거네.
그래서 요즘 애들 쓰는 말로 졸라 반갑다.
으히 ~~ 후덜덜 올 겨울 정말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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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 주신 에이스님, 강쥐님 그리고 조선배님 즐거운 산행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1/03/08, http://ecotrip.co.kr)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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