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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프레임과 앵글 - 가을 산 닮은 봄 '연인산'

양기용 기자 | 2011/04/18 17:20

[포토] 프레임과 앵글 - 가을 산 닮은 봄 '연인산'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봄 산은 가을 산을 닮았다.
그래서 지금의 산은 11월의 그 모양과 너무 똑같다.

▲ 멀리 연인산(연인봉) 정상부. 잎갈나무숲과 잣나무숲의 어울림이 좋아 보인다.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4월은 아우성치는 꽃들의 향연이 길 가에 펼쳐있어 잔인하다고 하나, 산은 준엄한 시간을 견디며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저 지난 가을에 찾은 연인산(중턱)은 올 봄에도 똑같아 보인다.
푸르른 잣나무와 아직은 잿빛 잡목들이 어울어진 산등에 긴 빗자루처럼 치켜 세워진 잎갈나무 아래로 겨우내 속살을 내 보인 근육질과 단단해 보인 골격의 저 능선길을 오르고 싶다. 4월의 산은 털갈이를 하지 않은 멧돼지 등을 타는 기분이어서 녹음방초 때보다 훨씬 깔끔했던 기억이다.

▲ 빗자루를 세운 것같은 잎갈나무 숲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 2009. 11월 하순. 그때 가을산 분위기도 지금과 같다. ⓒ서울포스트 자료사진

아침에 일행 몇이 산 정상까지 갔다 왔다.
난 스틱까지 준비했지만 솔직히 꼭 오르고 싶은 마음이 없어 합류하지 않았다. 산이란 오를 가치가 있는 산, 오른 맛과 멋이 있는 산, 오른 의미가 있는 산이라랴 진짜 산이 아니겠는가,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지만서도.

연인산은 연인끼리 가거나, 가면 연인이 된다는 현재의 속설을 만들었다. 그걸로 인해 졸지에 불륜산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래서 이 산은 무언의 중매쟁이 역할도 한다. 고백하기 어려운 사이라면, "연인산에 가면 연인이 된다더라, 우리 갈래?"라고 물어 보라. 상대의 답변이 진심을 나타내는 바로미터 라 이 얼마나 좋은 산인가.

▲ 장수봉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 연인산(戀人山 1,068m):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소재 경기도립공원. 곳곳에 아름드리 푸른 잣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은 대부분 옛 화전민 터. 우목봉이라 불려 봉우리만 있고 산 이름이 없던 것을 1999년 3월 가평군에서 연인산으로 이름지었다. 정상 표지석에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써져 있으며, 처녀총각의 애틋한 사랑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침엽수 구분
소나무: 상록침엽수 (잎이 2-3개), 줄기가 여러 형태, 솔방울
잣나무: 상록침엽수 (잎이5개), 줄기가 1자로 곧음, 솔방울같은 열매
전나무: 상록침엽수 (잎이1개), 줄기가 곧은 편, 솔방울같은 열매
주목(나무): 상록침엽수(잎이1개), 줄기가 곧은 편, 빨간 열매
개잎갈나무: 상록침엽수(잎이 여러개), 줄기가 1자로 곧음, 솔방울같은 열매(=히말라야시다)
잎갈나무: 낙엽침엽수 (잎이 여러개), 줄기가 1자로 곧음, 솔방울같은 열매
일본잎갈나무: 낙엽침엽수 (잎이 여러개), 줄기가 1자로 곧음, 솔방울같은 열매
은행나무: 낙엽침엽수 (잎이 여러개), 줄기가 곧은 편
(외견은 소나무와 잣나무가 비슷하고, 전나무와 주목이 비슷하다)

* 잎갈나무: 쭉쭉 뻗어 시원스러우나 싱겁게 생긴 이 나무이름이 궁금했는데 모양만큼 이름도 싱거워 '잎 갈이를 한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주로 북한지역에 서식하며, 현재 남한내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수종은 거의 인공조림한 일본잎갈나무로, 결이 곧고 생장이 빨라 목재는 건축재·전신주·침목 등으로 쓰인다. 일제강점기에 건설(철도·전봇대)과 관련이 있는 나무여서 씁쓸한 감도 있다. (= 이깔나무)

ⓒ서울포스트 자료

봄 산은 가을 산을 닮았다

그래서 지금의 산은 11월의 그 모양과 너무 똑같다.
피사체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지만 올해 찍어본 사진도 그때를 빼닮았다.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은 '창을 통해 바라보는 모양'이며,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볼 것인가'하는 마음이다. 많이 찍음으로 그 기준이 바뀌기도 하지만, 통상은 렌즈가 아니라 개인의 컴플렉스 결정체라고 보면 된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내가 찍고서도 놀랬다.
카메라와 시간과 장소가 전혀 다른데도 판을 박은 듯하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편협해서 같은 꼴로 찍는다면 이것도 큰 문제다. 그러나 프로 작가가 찍은 사진보다 내가 수평만은 잘 맞춘다.ㅎㅎ

▲ 2010.12월에 찍은 북한산(폰카) ⓒ서울포스트

▲ 2010.9월에 찍은 북한산(디카) ⓒ서울포스트

▲ 제시카 고메즈 수영복화보. 작가는 무엇을 기준으로 촬영했을까. ⓒ서울포스트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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