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주작산,덕룡산] 남도의 정취, 환상의 산악 트래킹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주작산과 덕룡산은
암릉과 육산을 함께걷는 환상의 산악 트래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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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륜산 방향을 향해 달리는 주작산 능선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다산초당이 있는 강진 만덕산에서 시작하여 석문산.덕룡산.두륜산.대둔산.달마산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약 35km에 이르는 산군(山郡)이 남도 트래킹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암릉과 육산의 배합이 적절하여 바위를 오르내리느라 파곤죽이 될 무렵이면 덕룡의 날카로운 등허리가 주작의 부드러운 목선으로 변해 낮은 관목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노라면 마음은 여유자적 콧노래가 절로나오는 스릴과 정취를 함께 맛볼 수 있는 환상적인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만덕산에서 시작되는 풀코스는 3일에서 4일 덕룡산에서 달마산까지는 2일에서 3일이 소요된다.
그 중 이번에 다녀온 주작.덕룡능선이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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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포스트 |
남해의 다도해와 남도의 들녁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
주작.덕룡능선은 대부분 시야가 활짝 열려있어 어디에서나 다도해의 섬들이 아련하고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해남의 들녁과 크고작은 구릉지들이 멀리 월출산 아래까지 펼쳐져 있어 광활한 남도특유의 풍광에 흠뻑 빠지게 된다.
남도의 설악이라 불리는 눈부신 절경 그리고 플러스 알파
용틀림하며 굽이치는 능선마다 하늘을 찌르는 듯한 기암이 숲을 대신하고 있어 남도의 설악으로 불리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산꾼들은 덕룡산 구간을 공룡능선 주작산 구간을 용아장성으로 부르기도 한다.
공룡과 용아의 중간에는 길고 부드러운 능선이 있어 기암괴석의 화려한 향연을 즐기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것은 설악에는 없는 여기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우리나라 5 대 진달래 명산 이라는 이름값을 하느라 선홍빛 진달래꽃까지 한데 어우러져 지금은( 4월25일경까지) 주작.덕룡은 화려함의 극치를 선보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가을엔 억새가 흐드러져 남도 산수화풍의 고혹한 아름다움에 한껏 취하게 된다는데...
가을에도 꼭 가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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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방향의 덕룡산 능선 ⓒ서울포스트 |
풀 코스 종주를 한다면 만덕산에서 시작해야 하고 석문산을 주작 덕룡의 산행코스로 포함시킬 수 도 있지만 주작.덕룡의 일반적인 강진쪽 들머리는 도암면에 있는 소석문이다.
해남 북일면 오소제에서 거꾸로 올라올 수 도 있다.
대중교통은 도암면 소재지나 북일면 오소제까지 각각 강진과 해남의 군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하산시에는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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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룡산 가는길 석문공원에서 바라본 만덕산 줄기( 다산초당과 백련사가 있음) ⓒ서울포스트 |
2011년 4월 17일 일요일 오전 11시
2009년 9월 장흥에서 완도로 가는길에 우연히 창문밖으로 펼쳐지는 주작.덕룡.두륜.대둔산의 절경을 본 다음부터 기억속에 갈무리 해두었다.
가는김에 진달래 피는 시기를 맞추다 보니 금년에야 드디어 주작과 덕룡의 관문인 소석문에 첫발을 내 딛게 되었다.
계획대로라면 토요일 오전 08시 부터 산행이 개시 되어야 했다.
주작(朱雀) 대신 주작(酒酌)을 함께 하다보니 일정이 뒤죽박죽 되어 버렸다.
어쨋든 이렇게라도 찾아온 것으로 위안을 삼고 산행을 시작한다.
진달래가 최 절정을 이루는 시기인만큼 연이어 도착하는 산악회 버스들이 수많은 등산객들을 쏟아내고 있다.
길은 한줄기! 등산로를 따라 긴 인간띠가 형성되었다.
그 틈바구니에 끼어서 초반부터 솟아오르는 된비알을 오르는데 간밤의 취기가 땀과 범벅이 되어 홍수처럼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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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쪽으로 석문산과 만덕산, 만덕산 기슭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였다.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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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룡산의 진달래는 가신님의 피눈물이 아니라 미인의 입술 같은 화사함이다. (카메라 렌즈에 클랙이 생긴 싯점 ) ⓒ서울포스트 |
초의능선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전 이 곳은 다산 정약용선생과 초의선사 그리고 추사 김정희 선생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진 공간이다.
다산 선생은 만덕산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혼신을 다해 집필을 하고 동시에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있었는데 두륜산 대흥사에 머물면서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초의는 수 없이 두륜산에서 만덕산을 오가면서 다산선생님께 배우기도 하고, 자신의 전공과목인 다도(茶道)를 스승님께 알려드리기도 했다.
당대의 천재 추사 김정희 선생과 필생의 학문적 동지로서 초의선사와의 인연도 여기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이 아름다운 고장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만남과 교류 자체가 아름다운 서사시 같은 한편의 영화이며 드라마다.
여주인공도 있었을까?
있었다.
대흥사의 초의선사가 만덕산의 다산선생에게 왕래하기 위한 최단거리는 주작.덕룡능선을 타는 것이다.
젊고 패기 넘치는 청년 승려 초의가 이 험한 바위길을 마다하지 않아야 그 드라마에 반지의 제왕의 배경같은 아름다운 주작덕룡의 풍광이 펼쳐지지 않겠는가.
만약 그런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주작.덕룡.석문.만덕산에 이르는 이 능선 이름을 초의능선이라 명명하는 것은 어떨지...
장마비가 괴롭게 서로를 막으니 채비를 갖추고도 스무날을 보냈다.
어른의 분부를 제때 지키지 못하니 어디에도 내 진심 하소연할 곳 없구나.
- 초의선사의 詩(阻雨未往茶山草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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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룡산이 장쾌한 몸매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첫번째 봉우리가 동봉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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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봉에서 바라보는 서봉(432) ⓒ서울포스트 |
주작.덕룡산은 초보자에게는 무리가 따르는 난 코스!
수 많은 등산객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잘 진행하다가도 길게는 10여분 이상 한 자리에서 대기해야 하는 일이 거듭 발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밧줄을 잡고 오르는 구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왕초보 등산객들 때문에 벌어진 사단이었다.
초보등산객이라도 담력이 있고 약간만 거들어주면 가지 못할 길은 아니지만 주작.덕룡산 구간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남도에서 가장 험준하다는 월출산보다 오히려 힘든 코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당사자 입장에서는 즐거워야할 산행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여야하는 고통스런 시간이 되고 외지에서 새벽차를 타고 찾아와 빠듯한 산행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입장에서는 마냥 지체되는 시간이 참으로 난감해진다.
상대의 산행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책임도 못질꺼면서 무작정데려온 동반자의 사고(思考)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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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멀리 월출산까지 평야와 구릉들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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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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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남으로 향하는 주작능선과 멀리 두륜산 위봉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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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작능선 그 끝엔 두륜산 가련봉(703)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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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건너 완도 상황봉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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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도가 있는 산이 주작산 ⓒ서울포스트 |
주작능선 최고봉( 주작산 표석이 있으나 실제는 아님 476봉) 도착시간 오후 4시.
그 엄청난 인파를 뚫고 나름 부지런을 떨었지만 5시간이나 걸렸다.
주작능선을 거쳐 오소제까지 계속 진행할 것인가.
여기서 중단할 것인가를 결정하느라 한참을 머뭇거렸다.
7시에 도착하더라도 일몰후가 되겠지만 그건 별 문제가 아니었다.
얼마간의 야간산행도 감행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터였으니...
첫째는 준비소홀이었다.
카메라까지 두고 올 정도였으니 두말할 필요도 없다.
둘째는 애초에 계획했던 모든것이 헝크러져 산행에 몰입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남아있는 주작능선과 두륜산을 망연자실 바라보다가 더이상의 산행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달마산까지 종주하기로 한 계획을 완전히 접고 산행시간 5 시간만에 하산하는데 땅끝을 향해 흘러가던 주작능선이 계속 아른거렸다.
인정하긴 싫지만 이번 산행은 완전히 실패했다.
돌아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추구하는 산에 대해서, 산을 추구하는 나에 대해...
(2011/04/19, http://ecotrip.co.kr)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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