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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편안 산행길에 꽃잔치가 한창

나종화 객원기자 | 2011/04/30 20:18

▲ 계양산행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혁신과 변화'라는 현수막을 늘상 가슴 한켠에 걸고 살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새로운 것을 추구했고 미지의 세계를 동경했다.
물론 그런 열망을 접은건 아니지만 요즘들어 뜬금없이 익숙했던 것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를테면 가족, 깨복쟁이 친구, 단골술집 그리고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계양산이 그렇다.
바야흐로 그럴 나이가 되었나 보다.

2011년 4월 24일 일요일

문득 그런 것이 그리워서 금년들어 처음 계양산을 찾았다.
계양산에 발길을 중단한 지난 넉달동안 내 삶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계양산의 봄은 예전과 다름없다.
그렇게 익숙하고 한결같은 계양산은 내게 편안한 산이다.
오랜만에 아내도 함께 출행을 했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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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건설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지만 주말이면 목상동에 주차가 힘들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계양산을 찾고 있어 산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서 훼손이 눈에 뜨일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관할관청인 계양구청에서 하는일이라고는 고작 이정표를 세우거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산아래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 뿐이고 계양산 훼손을 막기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전무한 것 같다.

우선 가로 세로로 수 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등산로를 정비하고, 산을 찾는 이들에게 이를 알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그런 일은 예산도 필요없고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 아닌가.

사실 골프장 건설을 막기위해 목숨을 걸고 계양산을 사수했던 환경단체들이 나서 주어야 할 일이다. 텔레비젼 카메라의 스폿트라이트가 없어도 꼭 해야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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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하게 산행을 따라다니던 아내였으나 지난해 이맘때 한발자국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무릅 연골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산행은 엄두도 못내고, 6개월전부터 겨우 걷기 운동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팔이 아퍼서 한참 고생을 했는데 이번엔 무릅이라서 세워놓으면 힘없이 주저 앉는 '종이공주'라는 별명을 붙혀주고 웃곤하는데 내심은 다 내탓이라 싶어서 미안할때가 많다.

그동안 치료도 열심히 했고, 걷기 운동을 통해 얼마간 근육도 단련된것 같아서 테스트삼아 싸묵싸묵( 천천히 - 전라도 방언) 계양산 초입 작은 봉우리 몇 개를 넘어보았다.
" 괜찮아?" 오랜만의 산행이 힘에 부치는 갑다.
대답대신 연신 고개만 끄덕였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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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계양산엔 온갖 종류의 야생화들이 다투어 핀다. 양지바른 산비탈이나 습지 주변, 밭두렁, 묘지같은 곳에 무리를 지어 피어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갈 수록 계양산에서 꽃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어제 북한산에서 보았던 개별꽃, 현호색, 남산제비꽃을 비롯한 여러종류의 제비꽃, 양지꽃은 아직 흔하다.
작년에 애기풀과 조개나물이 피어있던 묘지를 둘러보았는데 올핸 기척이 없고 흔한 각시 붓꽃도 너무 이른지 잎사귀조차 찾을 수 없었다.
반가운것은 애기나리가 응달에 지천으로 움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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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는 아들놈이 갖고 놀다가 군대가는 바람에 내 차지가 된 니콘 D50이라는 낡은 기종으로 엄격히 말하면 내 것도 아니다. 내 카메라는 코닥 8212인데 이번 덕룡산 산행때 렌즈가 바위에 부딪혀 크게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어쨋든 새것을 장만할 때가되었다.

진작부터 기왕에 사진질 하는것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어 이것저것 열심히 따져본 후에 카메라 기종을 정해놓고 가까스로 돈을 만들어 놓으면 꼭 목돈들어갈 일이 생겨 우선 그쪽에 보태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와중인데 설상가상으로 일본지진여파로 카메라 값이 엄청 올랐다고 하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보다 비싼 가격 주고 사자니 억울해서라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문득 카메라를 바꾸어야 할 필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나는 이른바 뽀대를 위해 어떤 물건을 구입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점에 있어서는 아내와 아이들이 한심하다고 말할 만큼 둔감한 편이다.
진짜 이유는 내 사진을 보면 영 아닌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전반적으로 흐릿하고 색상도 죽어보인다.

풀 바디 최신형 카메라에 맑은 렌즈 달아놓으면 거꾸로 찍어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요즘은 벌이도 수월치 않은데 오직 쨍한 사진을 위해 거금을 지르는 것이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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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선보였던 대부분의 사진은 AUTO 모드에 놓고 셔터만 눌러서 얻은 것들이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사냥꾼 만큼이나 치열한 의욕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 쯤은 알고 있지만, 스스로 그 부분에 대해서 일부러 거리감을 두었다.
뭐든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속성이 있어 어떤 취미활동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신중한 편이고, 사진찍는 것 자체를 취미로 삼고자 하는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AUTO 모드로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물론 피사체와 구도를 선책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지만 피사체의 빛을 카메라 안에서 재구성 하는 것을 CPU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록이라는 의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피사체의 조화로움을 찾아서 고스란히 담아내는 미학적 행위는 될 수 없다.

그래서 카메라를 새로 장만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에 우선하여 사진을 찍는 마음가짐과 태도부터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번 의상봉 산행에서 부터는 AUTO 모드에서 M모드로 전환했다.
그리고 디카의 장점이 무엇인가. 아무리 셔터를 눌러대도 돈달라고 하지 않으니 그리고 예전 필카때의 기억을 더듬어 셔터스피드와 노출을 계속 바꾸어가면서 나름 신경을 썻는데 AUTO모드에서 찍은 것 보다 맘에드는 사진이 없다. 하지만 작은 가능성 하나는 발견했다. 몇개의 컷에서는 내가 담고자 의도했던 빛의 배합이 사진속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계양산에서는 아예 번들렌즈를 떼어서 집에두고 필카에 붙어 있던 55-105 mm 줌 렌즈를 달고 가서 100%수동으로 사진을 담아보았다. 약간 진일보 했다는 생각이 들고 나름 흥미롭기도 했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선 사물을 보는 안목 구도에 대한 지식 피사체를 카메라속으로 가져오는 정성과 더불어 사진기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것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고성능 풀바디 카메라와 밝은 렌즈는 그 다음이다.
(2011/04/26, http://ecotri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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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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