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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물이 떨어진다'는 수락산(水落山)①

'수락'의 진면모를 알 수 있는 금류동계곡과 운해(雲海)
양기용 기자 | 2011/05/22 23:12

[탐사] '물이 떨어진다'는 수락산(水落山)①
'수락'의 진면모를 알 수 있는 금류동계곡과 운해(雲海)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 금류동계곡의 옥류동 물은 언제 보아도 선명한 녹색을 띤 비취색이다.
ⓒ20110521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주루루루루룩~~ 어어어어?... 철퍼덕!!"

정상가는 막바지에서 땀을 씻는다고 계곡으로 들어가다가 미끄러졌다. 허리랑 엉덩이랑 어깨랑 무릎이랑 쑤시지만 어디 깨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오늘은 '부주의'로 인한 사고.

토요일, 마라톤산행을 하는 일행과 보조를 맞추지 못함에도 '금류동계곡'을 오르자고 한 것은 이유가 있어서다. 차길에서 수락산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라서 계곡이 깊어 경사도 급하지만 진정한 '수락'을 알고 싶어서였다.

▲ 금류동계곡 ⓒ서울포스트

▲ 같은 장소의 계곡. 우측은 작년 7월 ⓒ서울포스트

▲ '수락'의 의미가 있는 금류동계곡 등산로. 산정상 높이는 표지석에 637m, 또 638,640,641m 등이다. ⓒ서울포스트

▲ 수락산 대슬랩 하단부 ⓒ20100700 서울포스트

▲ 지류가 다른 은류폭포 ⓒ서울포스트

▲ 돌을 쪼개 만든 계단 ⓒ서울포스트

▲ 비 개인 하늘. 멀리 보이는 산은 천마산 쯤 ⓒ서울포스트

회사때 직원들이랑 이 산에 와서 닭죽먹고 소주먹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무엇을 '수락(受諾)'한다는 뜻인줄 알았는데 水落이라는 말에, 하늘에서 물이 떨어진다? 생각하고 아무리 물을 찾아도 산의 유래만큼의 물은 없었다.

작년 7월. 별내 사는 지인이 자기 동네서 가면 마당바위도 좋고 경치가 끝내준다고 청학리에서 출발한 산행을 하자는 거다. 서울에서 빙돌아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 번거로웠지만 과거 주공 지을 때 그쪽을 오가면서 괜찮다고 느낀 기억이 있어 동행했다.

그때 계란후라이에 커피까지 든든하게 먹고 출발한 것이 화근이 돼, 정상가는 것은 포기하고 계곡으로 내려와 내원암으로 오르며 일행과 만나기로 했었다. 그 길에서 70줄 노인께서, "동쪽 해를 향해 떨어지는 큰 물을 보고 올라가는 이 계곡은 정신과 건강을 최고로 만들어 준답니다" 하시는 거다.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가 일행을 만나 정말 건강하신 그 분과 작별을 하고 내려왔었다.

몇 해 전 찾은 속리산 뒤 괴산, 송시열의 화양동천도 동쪽으로 흐른다. 엊그제 갔던 관악산의 자하동천도 과천쪽, 북한산의 우이동계곡, 도봉산의 도봉동계곡 등이 모두 동쪽으로 물줄기를 내고 있다.

수락산 동쪽으로는 금류동(金流洞)·은류동(銀流洞)·옥류동(玉流洞: '동'은 '터'를 말함)이 있으며 각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금류폭포, 은류폭포, 옥류폭포라 한다. 6~7부 능선쯤에 (금류)폭포가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물이 많다는 것에서 '수락'의 기원이 있다. 수원이 다른 은류폭포와 합수해 옥류동에 이른다.

▲ 같은 장소에서 찍은 금류폭포. 우측은 작년 7월 (사진의 앵글 등이 내가 놀랠정도로 비슷) ⓒ서울포스트

▲ 금류폭포. 아직 물이 부족한 계절이다. ⓒ서울포스트

▲ 금류폭포 위에서 ⓒ서울포스트

▲ 해서체로 새겨진 금류동천 - '天洞流金' ⓒ서울포스트

▲ 비구니 도량 내원암(內院庵). 중앙 좌측 뒤가 수락산 정상 ⓒ서울포스트

▲ 법당뒤의 석조미륵입상(石造彌勒立像) ⓒ서울포스트

▲ 산장을 지나 온 길. 정상 막바지 ⓒ서울포스트

이 옥류동의 물은 언제 보아도 선명한 녹색을 띤 비취색이다. 어떤 계곡, 어떤 물감으로도 이런 빛깔을 낸 것을 못봤다. 큰 비가 내린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어제 비가 약간 온 관계로 물소리는 제법 좋다. 후드둑거리며 잎에서부터 떨어진 물방울을 맞고 바람도 잔잔한 계곡을 올라 금류폭포에서 일행을 먼저 보냈다.

'天洞流金(금류동천 - 金流洞天)'이라는 글자와 폭포 아래까지 열심히 찍고 내원암을 거쳐 오르다가 한 번 넘어지고, 푹 쉬었다가 산장에서 약수 한 잔 하고 깔딱고개를 넘었다. 분기점에서 본 정상은 구름속에 묻혀 있다. 'Stairway to heaven'처럼 한 계단 한 계단을 밟았다.

▲ 정상 오르는 계단에서 ⓒ서울포스트

마침내 정상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시거리는 몇 미터도 안된다. 거쳐 간 일행에게 전화했더니 불통이다. 서둘러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순간, 시야를 가렸던 운무가 빠르게 걷히더니 운해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행운이다. 직업 사진가가 아니고서는 이런 장면을 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그것도 발아래 구름을 타고 먼 산봉우리를 건너 본다는 것은 신선놀음 아니겠는가.

명산이 아니라도 수락산이 아름다운 것은 정상 주변을 뱅글뱅글 돌면서 동서남북으로 바라다 보이는 조망권이 서울인접 산 중에서는 최고다. 특히 동북쪽으로는 본격적인 한북정맥으로 이어지는 기점에 해당돼, 높은 산들이 겹겹이 둘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명성산 소요산 운악산 명지산 연인산 백운산 화악산 철마산 축령산(서리산) 천마산 용문산 유명산.. 치악산 오대산 두타산(청옥산) 태백산 설악산 동해안까지 상상할 수 있어 좋다.

정상부를 한참 다니다가 꼭대기를 돌아 내렸다. 출발지에 거즘 도착하는데 '띠리리리~~ 밥 다 먹었는데 어디쯤 오냐'는 전화다. 오락가락했던 빗방울은 굵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잘 도착해 따순 밥 먹고 족구도 하고... 사진 편집하고 있는 이 시간에는 근육통 파스 냄새가, 킁~~~!

▲ 정상 동쪽 ⓒ서울포스트

▲ 정상 바위가 물방울 모양이라고? ⓒ서울포스트

▲ 서쪽 ⓒ서울포스트

▲ 누군가 오랫동안 기도하다가 내 준 자리 ⓒ서울포스트

▲ 운무가 걷힌다. ⓒ서울포스트

▲ 북쪽에 운해가 펼쳐진다. ⓒ서울포스트

▲ 우측 뽀족한 두 봉우리산은 양주 불곡산 ⓒ서울포스트

▲ 북한산과 도봉산이 가까이 보인다. ⓒ서울포스트

수락산은...

높이 637m며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경기도 의정부시 및 남양주시 별내면(別內面)에 분포돼 있는 산(정상의 행정구역은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산103-3번지)으로 주말이면 도심에서 몰려온 산악인들로 항상 붐벼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함께 서울 근교 4대 명산으로 불린다.

위도를 나란히 마주 보는 도봉산과 함께 서울의 북쪽 끝에 위치하고, 가운데 구릉지대는 중랑천을 만들며 산맥의 남쪽으로는 불암산, 용마산을 거쳐 한강에 이른다. 태조 이성계는 수락산의 모든 봉우리가 서울을 향하여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하면서 서울의 수호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산의 아기자기한 바위봉우리들은 설악산이나 월출산같은 느낌도 주는 반면, 한강이북의 지질 형태상 북한산 도봉산 군을 닮아 바위들이 굵고 웅장해 슬랩을 형성한 곳도 많다. 홈통바위(기차바위)는 수락의 자랑거리 중 하나.

그러나 어느 산이든 만들어진 전설이나 유래가 있게 마련. 수락산은 '물이 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에머럴드 빛깔을 띠고 있는 계곡의 물 그리고 수락산에서 가장 큰 - 대슬랩을 이루고 있는 암릉구간이 이쪽에 있다. 바위구간 하나의 규모로만 본다면 북한산 어느곳 못지 않다. 서울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은 대부분 이쪽이 아니다. 하여 그 사람들은 바보스러우리만치 수락의 진면모를 모르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다.

금류폭포 위에는 정조 때 300일 기도를 올려 순조의 탄생을 보게 했다는 비구니 도량 내원암(內院庵)이 있다. 이 암자의 법당 뒤에는 고려시대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2m의 석조미륵입상(石造彌勒立像)이 서 있으며, 지금은 자취가 없지만 매월당 김시습이 10여 년 살던 터가 내원암과 금류동 근처라고 한다. (龍)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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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류폭포 ⓒ서울포스트

▲ 족구도 하고 ⓒ서울포스트

ⓒ자료사진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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