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용마산 망우리 공원 '사색의 길'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근대사를 살다 간 사람들과 이전시대의 사람에게 '망우리'와 '공동묘지'는 뗄 수 없는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는 애환의 장소다. 그러나 생사가 혼재한 또는 경계를 이루는 그 곳에 가봐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물질과 탐욕을 비벼 바르고 살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
| ▲ 오후 햇살, 금빛 아카시아 숲 ⓒ20110528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
| ▲ 멀리보이는 불암산(佛岩山). 가운데 뒤는 수락산 정상 ⓒ서울포스트 |
 |
| ▲ 공원안내판 ⓒ서울포스트 |
 |
| ⓒ서울포스트 |
1930년대 이태원과 미아리 공동묘지가 포화된 뒤부터 조성된 망우리 공원은 도시공원정비 사업으로 몇 년 전, 구에서 '사색의 길'로 명명해 놓은 이유가 바로 그런 때문이겠지만, 오늘 그 길을 간 이유는 죽산 조봉암 선생 묘를 찾고 자료사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망 조봉암......'이라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판결문으로 복권이 이뤄져서가 아니라, 몇 번을 다니면서 그냥 '이승만의 정적', '역사의 아픔을 안고 죽은 이', '대단하신 분이 여기 묻혀있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쳤기 때문이다.
동네서 가장 가까운 산. 장사한다고 망우리고개 넘어 구리를 가다가 들르고 오다가 밤길 관리소까지는 차 한 잔 마시러 간 곳. 깜깜한 밤에 묘지를 끼고 누운들 도시가 내 쫒은 귀신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늦봄 나른한 오후 달착지근한 아카시아향에 취해 산보한 정도로, 상당히 먼 산 정상까지는 갈 필요는 없었다.
 |
| ▲ 지석영 선생 ⓒ서울포스트 |
 |
| ▲ 방정환 선생 ⓒ서울포스트 |
 |
| ▲ 한용운 선생 ⓒ서울포스트 |
 |
| ▲ 조봉암 선생 ⓒ서울포스트 |
 |
| ▲ 비석에 비문이 아직 없는 죽산 조봉암 선생(竹山 曺奉岩 1898년 9월 25일 ~ 1959년 7월 31일) ⓒ서울포스트 |
 |
| ▲ 한강 상류로 팔당, 예봉산, 검단산 일대 ⓒ서울포스트 |
용마산(龍馬山 348m) 정상의 행정구역은 중랑구 면목동(中浪區 面牧洞) 산1-2번지다. 오늘 오후 동사무소에 들러 정상 번지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작년 하반기에 광진구에서 정상을 찾아 왔다는 사무원의 설명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기분 좋았다.
현관문을 열면 날개 단 말(馬)이 날아 오를 기세의 용마산. 정상에서는 서울 경기 대부분의 산야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는 곳. 면목동 전설 - 날개를 단 말이 날았다 - 그대로 천 년을 이어 온 우리동네, 아니 서울의 명산이다.
(믿거나 말거나) 지명을 보면 중랑구가 예사 동네는 아니다. 행정구역개편으로 중랑천이 흐른다고 '중랑'으로 대충 붙였지만, 대한민국 최고 산이름 - 용마산이 있다. 상봉동(上鳳洞) 이라는 데는 봉황중의 상급 봉황이 산다는 동네다. 지하도 이름이 보통 봉황로(鳳凰路)고 동네에도 봉황(鳳凰)공원이 있다. 인접 구에 용두동(龍頭洞)도 있다. 이 정도면 서울 25개 구에서 지금은 비록 꼴찌라지만 송파동(松坡洞), 한남동(漢南洞), 삼성동(三成洞), 서초동(瑞草洞), 목동(木洞) 따위와 비한다는 게 자존심 상할 일이다.
서울은 서북쪽이 한강에 닿은 한남동 이태원에서 시작해 남산 인왕산 북한산 도봉산에 이른다면, 동북쪽은 한강에 닿은 광장동과 어린이공원에서 시작해 용마산 불암산 수락산을 형성하고 있는 지형이다.
아차산(峨嵯山 285m) 망우산(忘憂山 281m)을 포함한 용마산은 동구릉이 있는 구릉산에 연결된다. 거기에는 조선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이 있다. 이성계가 조선건국후 자신의 묘자리를 잡고 '시름을 잊었다'는 망우(忘憂). 근대에는 지석영 선생, 방정환 선생, 한용운 선생 등 많은 과학자 교육자 독립운동가 들이 잠들어 계신다.
 |
| ▲ 야생 아이리스(붓꽃) ⓒ서울포스트 |
 |
| ▲ 찔레꽃 ⓒ서울포스트 |
 |
| ▲ 아카시아꽃 ⓒ서울포스트 |
 |
| ▲ 건강한 참나무숲 길 ⓒ서울포스트 |
 |
| ▲ 국민강녕탑돌 ⓒ서울포스트 |
 |
| ▲ 꽃이름은 모르겠고 잎 색과 같은 꽃 색 ⓒ서울포스트 |
서울 경기 웬만한 산들은 한 눈에 보이고 발아래 한강수까지 조망되는 여기야말로 망자 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편안 시간이 되곤 할 것이다. 어떤 성악한 분의 노래연습소리가 유난히 맑았던 사색의 길.
망우리 공원에 안장된 인사들(중랑구청 자료)
서동일 독립운동가, 오재영 독립운동가, 김정규 독립운동가, 유상규 독립운동가, 문명훤 독립운동가, 문일평 독립운동가, 오세창 독립운동가, 한용운 독립운동가 승려, 서병호 독립운동가, 서광조 독립운동가, 박인환 시인, 방정환 독립운동가 아동문학가, 이중섭 화가, 장덕수 정치가, 조봉암 독립운동가 정치가, 오긍선 의학자 사회사업가, 지석영 의학자 국어학자, 계용묵 소설가, 김말봉 여류소설가, 김이석 소설가, 채동선 작곡가, 차중락 대중가수, 최학송 소설가, 설의식 언론인, 이병홍 정치가, 아사카와 다쿠미 친한 일본인, 김현근 왕족(명온공주의 남편), 명온공주 왕족(순조의 첫째 딸) 외 (龍)
 |
| ▲ '사색의 길'에서 본 북한산 주능선(좌 보현봉, 우측이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의 정상부) ⓒ서울포스트 |
 |
| ▲ 면목본동 주민센터에서 본 북한산 ⓒ서울포스트 |
 |
| ▲ 상봉동(上鳳洞)에서 본 용마산(龍馬山) ⓒ서울포스트 |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