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북한산 '숨은계곡' 찾기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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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 '숨은계곡' 찾기 ⓒ20110820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예전 몇 년간은 놈팽이 생활 한것이나 다름 없을 만큼 몸도 바쁘고 마음도 분주한 요즘이다.
아직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지만 삶이 건조해지는 것은 피해갈 수 없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산을 찾아 그 목마름을 해소 할 수 있으니 행운이다.
그래서 산은 오아시스이다.
그곳엔 삶에 활력을 주는 에너지가 있고 삶에 윤기를 더해주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20일 토요일
오랜만에 반가운 이웃들을 만났다.
에이스님 내외분, 미로님 내외분, 그리고 우리 내외. 만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참 좋은 인연들...
그렇게 환한 마음으로 북한산 청담골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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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포스트 |
물은 마음과 같다.
그래서 깊은 계곡을 흐르는 맑고 푸른 물을 만나는 사람의 마음도 더불어 청정해지는 갑다.
원효봉 아래 북한산 청담(靑潭)골에 들어서니 마음의 창이 훨씬 더 밝아진다.
청담골을 첫 걸음한 느낌도 무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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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짧막한 계곡이지만 크고 작은 폭포와 맑은 물을 담고 출렁거리는 소(沼)들이 포도송이 처럼 주렁 주렁 열려있어 마치 심산 유곡을 연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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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골에서 놀다가 동행을 만났다.
마포에서 오신 한 산객과 그 분의 아들인 듯한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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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들을 우리만의 북한산 숨은 계곡찾기에 기꺼이 동반했다.
청담골에서 밤골로 넘어가기 위해 밤골에서 숨은벽 전망대로 오르기 위해 길없는 길에서 한참을 헤멘다.
이를테면 알바를 한 셈이다.
염려했던 아이도 무릎이 성치 않은 아내도 힘든 내색 없이 가파른 산비탈을 잘도 따라온다.
우리를 씩씩하게 따라오던 문새힘이라는 그 아이가 마포 산객의 아들이 아니고 홀로 북한산을 찾았다는 것을 알고 우리 모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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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두사람은 청담골에서 만난 문 새힘이라는 아이와 마포에사는 산객이다.
그들도 살가운 이웃이다. 이렇게 처음 본 사람들끼리도 거리낌 없이 친해질 수 있는 것은 산에선 마음속을 가르는 분별심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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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은 빨래판 바위를 오른다.
몇년전 여기를 첨으로 오르는데 머리속이 온통 새 하얗게 되더라.
그동안 북한산 다니면서 크긴 좀 큰것 같다.
간땡이가...
미로님의 친절한 에스코트로 아이도, 아내도 잘 따라 오른다.
아이에게는 잊지못할 북한산의 추억으로 새겨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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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새힘. 중학교 2 학년
전라북도 삼례읍에서 거주 중
방학때 성남에 계시는 외할머니 집에 올라와 혼자 서울 이곳 저곳을 여행한다는 대단한 아이!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34번을 타고 북한산성으로 가려다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함께 내리다 보니 얼떨결에 북한산 20년 경력의 나도 첨 가보는 청담골까지...
거기서 맘씨 좋게 생긴 아저씨 만나서 긴급으로 아빠 삼고 우리까지 만나서 졸지에 아빠가 넷, 엄마를 셋둔 행복한 아이가 되어 어지간한 사람들 경험조차 할 수 없는 북한산 숨은 계곡 찾기에 나섰다.
배고파요.
시원한 물 있어요.
신발좀 갖다 주세요.
모두에게 귀여운 아들 노릇을 하며 우릴 행복하게 했던 넉살좋은 아이!
지금은 전라북도 삼례로 내려갔을 문새힘!
너 큰 인물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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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이지?
545봉이 텅 비어있다.
널찍한 반상위에 밥상을 차리고 막걸리잔 나눠가며 실컷 놀다가 뒷짐 쥐고 서있는 인수봉에게도 한잔 권한다.
바람결에 싸늘함이 담겨있다.
가을이 독수리처럼 사기막골 하늘을 맴돌면서 계곡의 단풍나무에 물감을 넣고 있는 것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두 어달은 더 있어야 타오르긴 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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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운해형님과 함께 왔을땐 완벽한 알탕을 즐길 수 있었다.
숨은 계곡 사기막골에도 어느새 지켜보는 눈이 많이 늘어 이번엔 웃통을 벗고 들어간다.
내년엔 발만 담궈야 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여긴 들어오지 말아야 하는 곳이다.
발을 담궈서도 안되는...
아쉽지만 이젠 그만 찾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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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막골 여기저기엔 조릿대 군락지가 있다.
조릿대길을 걸으면서 불현 듯 옛날 사기막골엔 호랑이가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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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부대 유격장이 버티고 있는 사기막골을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꼽고 싶다.
그래서 예로부터 의암 송시열등 무수한 시인 묵객들이 이곳을 들낙거렸다.
영봉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 육모정인 이유도 거기서 가까운 사기막 골짜기에 실제로 양반네들이 들낙거리던 육모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 별도로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것임. )
민간인 신분으로 군부대 철조망을 넘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이곳을 찾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담엔 오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여러번 했었다.
이번엔 연병장에서 행사를 하고 있는 군인들 사이로 당당하게 걸어내려오는데 연단에 서있던 지휘관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우릴 쳐다본다.
이젠 정말로 그만 다녀야 하는데 호박님이 소개해준 곳이라는 사기막골 껌보식당의 기가막히게 맛있는 토종닭 백숙 맛 때문에라도 쉽게 발걸음을 끊을 수 있을까.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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