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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부안] 내변산 가을이 짙어가는 산길을 거닐다①

나종화 객원기자 | 2011/11/05 19:49

[전북부안] 내변산 가을이 짙어가는 산길을 거닐다①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 내변산 산행 ⓒ20111013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또랑 치고 가재 잡았던 내변산 산행

한달 남짓 바로 이맘때가 여행하기엔 일년 중 최고로 좋은 시절이다.
하지만 경조사나 갖가지 행사 또한 이 때 몰려 있어 모두 물리치고 훌쩍 떠나기란 여간해서는 쉽지가 않다. 그런데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서 열리는 행사라면 잘하면 또랑치고 가재 잡는격이 될 수가 있다.

지난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변산반도에서 선후배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회포를 푸는 행사가 있었다.
언젠가 내변산에 한번 들어가 보리라 했는데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래서 산행을 염두에 두고 새벽에 길을 나섰다.

집결지에서 후배들과 지인들을 만나서 들머리인 원암마을로 향했다.

ⓒ서울포스트

새길을 만나는 진한 설레임, 니들이 그 기분을 알어?

남여치나 내소사를 들머리로 하여 관음봉과 직소폭포를 경유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내변산 등산 코스다.
그러나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곳은 부사의 방과 원효봉이 있는 의상봉 코스였다.
그곳은 공식적으로 개방된 코스는 아니지만 그 부근을 경유하는 코스가 최근에 개설 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거긴 별도로 시간을 내야 할 것 같아서 이번엔 비교적 평이한 관음봉 코스를 돌기로 했다.
실은 이 길도 초행길이다.
그래서 새길을 만날때의 진한 설레임을 만끽하며 산에 들어섰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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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디 착한 내변산 산길

우락부락한 암릉을 보면서 수락산이나 불암산에서처럼 가벼운 리지등반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등산로가 잘 개설되어 있고 위험한 구간도 거의 없어 누구에게나 부담없는 편안한 트래킹 코스였다.

그래서 비록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변산반도를 여행하게 되면 두 세시간 정도 투자하여 내소사 뒷산(관음봉)에 올라보기를 권한다. 그곳에 서 봐야 변산반도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등산화는 필수적으로 챙겨 신어야 하고...

ⓒ서울포스트

부안에 대한 데쟈뷰

개인적인 연관 관계가 없어도 정감이 있는 고장이 있다.
내게는 부안과 해남이 그런 곳이다.
그런 친근감 때문인지 각각 다른 인연으로 알게된 그 지역 출신 지인들이 많다.

내가 알고 있는 부안 사람들은 느긋하고 너그럽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그들의 가슴엔 차돌 같은 강단이 있기 때문이다.

내변산에 올라보니 그들의 성격은 과연 포근함과 강인함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저 변산으로 부터 비롯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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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폭포가 꼭 나를 닮았네

원암마을을 출발한 우리는 일단 직소폭포로 직진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의 산행 그룹과 엇갈려 걷는데
" 직소폭포가 꼭 나를 닮았데 그려 "
한 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며 영문을 알 수 없었는데 막상 직소폭포에 이르자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동안 사진에서 보았던 한줄기로 힘차게 쏟아지던 시원한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길이 없고 직소폭포라는 그 이름조차 무색하리만큼 바짝 말라 있는 바위 중간에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그곳이 폭포 자리인것을 짐작하게 할 따름이었다.

올 가을은 너무 가물다.
한 여름에 다 퍼부어서 하늘에 남아있는 물기가 더 이상 없어서 일게다.
저 직소폭포가 제대로 이름값을 하게 되거든 다시 한번 찾아 오겠다는 아쉬움을 남긴채 발걸음을 돌렸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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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산맛을 보다

재백이 삼거리에서 관음봉으로 오르는 길 부터는 제법 가파르다.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일행들의 표정에 힘들어 하는 기색은 역력했지만 이정도도 아니라면 어찌 산이랄 수 있겠는가.
관음봉이 마주 보이는 너럭바위에 자리를 폈다.
멀리 의상봉을 비롯한 내변산이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명당자리 였다.
골짜기에 짙푸른 산중호수가 눈에 띄었다.
내변산의 아름다운을 더해주는 보석같은 존재였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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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변산은 지금 가을로 빠져들고 있는 중

관음봉은 별 특징도 없고 조망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진을 치고 있어 그냥 지나쳐 새봉으로 향했다.

그때부터 이어지는 산길엔 인적은 뜸하고 가을빛이 완연했지만 그러나 이곳 단풍은 10월말이나 11월초나 되어야 불이 붙을 것 같다.

아직은 이파리들이 푸르딩딩했지만 내변산의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는 것은 하늘빛 보다 짙푸른 달개비꽃 과 너무 일찍 찾아와 저 혼자 선혈빛을 내는 단풍잎과 산 아래에 펼쳐진 샛노랗게 익어가는 가을 들녁을 보면 알 수 있다.

단풍을 너무 애타게 기다리지는 말 일이다.
사실상 단풍은 가을이 끝났음을 이 좋은 시절이 끝나감을 알리는 서글픈 메시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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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변산의 가장 아름다운 조망터 새봉

관음봉에서 새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부터 그동안 등산객으로 북적이던 내변산의 소란스런 산길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대부분의 탐방객들이 관음봉 아래에서 내소사방향으로 바로 내려간 까닭일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내변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조망은 새봉의 깍아지른 듯한 능선길 부터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연무가 가리고 있어서 그 아름다움을 죄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드넓은 들녁과 곰소항등 산 아래 마을들의 정겨운 모습과 서해바다와 바다위에 떠있는 섬들이 풍장한 풍경화를 보여주고 질서 정연하게 가람이 배치된 내소사와 관음봉의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서로 어우러져 진경 산수화가 그려진 병풍에서 바로 튀어 나온 듯한 그림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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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사람을 이어주는 마음의 끈이다

이번에 산행을 함께했던 우리 일행들은 자주 만난 사이가 아니라서 처음엔 많이 서먹서먹했으나 산행을 마칠때쯤은 벌써 10년지기라도 된 것 같이 허물이 없었다.
산은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고 서로의 마음을 쉽게 받아드릴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틈만 나면 부질없는 싸움으로 소모하여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하는 저 여의도 국회 사람들!

법이라도 만들어서 여당야당 섞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북한산이라도 다녀오게 하면 어떨까.
백운대에 앉아서 서로 막걸리잔을 나누다 보면 나라꼴이 조금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기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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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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