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단상] 박제된 군상들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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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제된 군상들 ⓒ20111100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종로는 직장 때 뻔질난 거리였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나의 황금기였다. 매일 봐도 신선한 인근 점포 여직원과 주고받은 연애편지, 종로복판의 호프집, 낙원동 골뱅이, 인사동 카페들, 피마골 먹거리집, 음반 가게와 서점, 광화문 거리, 대학로,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 그 아래 골프장, 가회동 고촌, 경복궁 운현궁 돈화문, 세운상가, 국립극장, 을지로, 명동, 남대문시장... 기웃거리기.
가락동지점에서 점장을 따라 온 종로지점은 본사 영업부역할도 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현대나 다른 상장기업과의 거래로 세상을 많이 알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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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후햇살에 반짝이는 만추의 종로거리에 정지된 군상들이 새롭다. 그들의 일상은 우리를 대신해서 서 있어, 존재를 간과한 경우가 허다하지만 오늘만은 대표자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할 말이 많겠지... 단아한 한복차림으로, 작업복차림으로, 무대복으로, 혹은 다 벗고, 혹은 몸뚱이는 없어도 하고싶은 말은 많겠지. 누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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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1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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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2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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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3 ⓒ서울포스트 |
의료기기 가게 앞. 한 때는 의사가 되는 것도 꿈이었다. 청년기때 상업학교를 나온 친구는 검사가 되겠다고 했고, 난 의학을 하겠다고 했었다. 녀석은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이라는 고시출신들이 쓴 수상집을 들고 다녔다.
지금은 둘 다 꿈을 이루지 못했으나 친구는 돈을 많어 벌었고, 난 공과대학을 관 둔 후 삶이 송두리 채 흔들리지만 의사가 되지 못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남자란 계절의 변화를 정면으로 맞딱뜨리고 거칠더라도 필드에서 뛰는 것(롱 펠로우는 삶의 전쟁터 라고 표현)이 삶의 진지한 모습이지 않을까... 그래서 진부한 삶보다는 마네킹 군상들처럼 다양한 처소에 적용되도록 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삶은 일회성이다. 교회를 가끔 나가는 나는 구원이나 부활이나 영생 따위를 믿지 않는다. 대신 지상에서 원칙을 매우 중요시하는 보수적인 사람, 한편으로는 머물러 있는 것이 싫을 정도로 변화를 추구하는 진보적인 사람으로 진화해 왔다.
오늘 폰카로 찍어본 제 각각 군상들은 세상 안밖에서 쳐다 본 바로 나와 나의 욕망, 그것은 나의 예술이자 종교이며 나의 우주이다. (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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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의실종 패션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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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의실종 패션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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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체실종 패션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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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체실종 패션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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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1. 날개실종 패션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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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2. 디스플레이를 하는 직원이 '예술을 찍느다'고 하자 웃는다.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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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3 ⓒ서울포스트 |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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