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도담삼봉] 남한강 빙윈에 그려진 수묵화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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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양 도담삼봉 ⓒ20120123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여행 본능
미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대한 동경일 수 도 있고 거기에 서려있는 유구한 역사에 대한 호기심일 수 도 있고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미적 욕구일 수도 있다. 이번 단양여행의 첫번째 여정에서 만난 도담삼봉이 새하얀 빙원위에 그려진 한폭의 수묵화인냥 아름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평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도담삼봉을 감상하면서 여행본능이 충족되는 짜릿한 흥분을 즐겼다.
저기가 바로 밀본의 본원 정도전의 고향 도담리
최근에 종영된 SBS 드라마 [ 뿌리 같은 나무 ]를 전편 모두 시청한 것은 탄탄한 구성과 오랜만에 출연한 한석규씨의 뛰어난 연기 덕분이다.
그러나 불세출의 위인 정도전에 대해 국가를 전복하려는 비밀 집단 밀본의 본원이라는 폄하된 느낌으로 설정한 것은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을 탄생시킨 실질적인 주역으로서 정도전은 이성계에 우선한다.
여러가지 분명한 이유중 한가지만 들자면 그 시대의 주역들은 무인들이 아니라 신진 사대부 즉 문인들인데 그들을 같은편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이 바로 정도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도전은 이성계의 하수인이 아니라 엄연한 동업자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방원의 칼에 스러지긴 했지만 삼봉이 수립한 이념은 조선 500년을 유지한 근간이 되었다.
그런 삼봉 정도전의 고향이 바로 도담삼봉 주차장 강건너 마을 이름이 도담리다.
경상도 봉화지역의 떵떵거리는 토호세력이었던 아버지를 둔 삼봉의 고향이 하필 단양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강건너 도담리를 보니 비로소 수긍이 간다.
봉화지역에서 한양(개경)에 가기 위해선 육로를 이용한 다음 여기에서 배로 갈아타야한다.
그래서 배를 기다리면서 몇 일 머물던 능력있는 사람이 이곳 처녀와 정분이 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리얼스토리다.
아버지의 영향력과 자신의 천재성에 힘입어 일찌감치 중앙정계에는 진출했지만 삼봉 정도전의 인생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유배지를 전전하거나 뚜렷한 직책을 받지 못해 유랑을 하는 등 걸핏하면 왕따를 당했는데 어머니의 출신성분때문이었다고 전한다. 그런 상처가 그를 반골로 만들었고 역성혁명을 단행하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자신을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 도담리임에도 불구하고 정도전은 고향을 무척 좋아했나 보다 저 도담 삼봉을 자신의 호로 삼지 않았는가.
그는 성공한 말년에도 이 아름다운 고향을 찾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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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원위에 우뚝 서 있는 도담삼봉의 모습도 정말 아름답지만 그래도 물위에 반영을 드리우고 서 있는 바로 이 모습이 바로 도담삼봉의 진면목이다. ( 2011 년 여름 ) |
도담삼봉은 우리민족의 성산(聖山)으로 일컬어지는 태백산을 비롯하여 치악산과 소백산같은 명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한데 모여 휘돌아 가는 길목에 서있어 정기가 느껴지는데 빙원위에 서 있는 자태엔 신비감까지 더해진다.
도담삼봉에 왔다면 이곳의 또 다른 비경인 석문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석문으로 가기 위해선 주차장 동쪽끝에 있는 가팔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도담삼봉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정자에 이르면 겨울인데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
여기서 숨을 고르고 산길을 50여미터 따라가면 거대한 모습의 석문이 남한강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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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년 여름 ) |
석문 동쪽으로난 비탈길을 따라가서
약간의 담력을 발휘하면 문위에 올라설 수 있다.
꽁꽁 얼어있는 남한강의 광활한 빙원과 신비로운 설산의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마음이 동하는 소백산과 붉은 황토밭에 구불거리는 밭두렁 그리고 포플라 나무 군락지가 어울어진 평화로운 도담리 마을 풍경과 얼음위에서 놀고 있는 난장이 삼형제같은 모습의 도담삼봉이 눈아래 펼쳐져 매섭게 귓볼을 때리는 칼바람에도 발걸음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웅~~ 저~엉
긴 여운의 특이한 저음에 숨을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천길 낭떨어지 아래 얼음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강변에 내려서니 얼음두께가 20 센티미터는 더 되어 보여서 안심하고 강으로 들어갔다.
도담삼봉뿐만 아니라 건너편 도담리까지도 쉽게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강은 두텁게 얼어있었다.
하지만 아까 석문위에서 들었던 그 소리 얼음장 밑을 흐르는 강물이 부딪히며 내는 음산한 저음이 신경쓰여 오래 머물진 않았지만 도담삼봉에 새겨진 영겁의 시간이 만든 흔적을 지척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각별한 경험이었다.
아래 두장의 사진은 지인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담았는데 갖고 간 카메라들의 좁은 화각을 보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 기능이 좀 더 업그레이드 되다면 여행갈 때 굳이 다른 카메라를 챙길 필요가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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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포스트 |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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