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범골능선에서 안말능선까지 외계인 흔적을 따라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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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골능선 초입 쪽바위에서 에어리언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다. ⓒ20120214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2012년 2월 12일 토요일
북풍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산 옆구리에 새하얀 얼음기둥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도봉산에선 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직은 성급한 듯 싶지만 산 비탈에 쏟아지는 햇살도 따스하고 건너편 봉우리 양지녁엔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도봉산의 봄도 그리 멀지 않았다.
강쥐님, 조선배님, 링컨님, 칠초육말님과 더불어 범골능선으로 해서 사패산에 올라 점심을 먹고 사패능선을 거쳐 산불감시초소에서 머물면서 선만자를 바라보며 놀다가 안말능선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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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리한 칼로 반을 자른 것 같아 쪽바위다. 그런데 저런 낙서를 한 손모가지의 주인공은 외계인일까. |
범골 능선
능선 중간 어디에 있다는 범바위 때문인지 옛날에 이곳에 호랑이가 살았다고 하여 그리 부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범골능선은 사패산에서 의정부 회룡역 방향으로 흘러내린 능선이다. 얼핏보면 도봉.사패산의 다른 능선에 비해 부드러워 보이지만 막상 다가가면 매우 까칠하다.
삼국시대때 고구려군이 이곳 봉우리에 일테면 현대전의 GOP역할을 하는 보루를 세웠다하여 능선 중간에 있는 두 봉우리를 1 보루, 2 보루라하는데 그 당시의 유적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봉우리 주변에 성벽의 파편들이 눈에 띈다.
능선의 남쪽에는 회룡사와 석굴암이 있고 능선의 북쪽에는 호랑이의 기운을 누른다는 의미의 호압사와 더불어 백인굴이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범골능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4층 건물정도 되는 높이의 거대한 럭비공 모양의 바위다. 그런데 그 바위는 예리한 면도칼로 자른듯 반이 뚝 잘라져 있다.
볼 수 록 형상이 기이하여 마치 외계인이 남긴 흔적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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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보루를 오르다가 본 쪽바위, 어느 영화에서 본 에어리언의 우주선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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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면이 1 보루, 오른편이 2 보루, 왼쪽 멀리 보이는 곳이 사패산 버섯바위 |
이웃산행을 하다보면 평범한 코스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앞장서 길잡이를 하고 있는 링컨님 역시 알바산행본능을 여지 없이 드러내면서 정상코스가 아닌 1 보루 뒤 꼭지로 돌아서 올라간다. 아직 잔설이 남아있어 잔뜩 얼어있는 바위를 기어오르는데 일순간 긴장감이 온몸을 엄습했다.
그런 긴장감은 2 보루에서도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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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을 즐기는 링컨님 내외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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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패산과 안골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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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보루에서 내려다본 석굴암, 김구선생이 머무셨고 친필 휘호가 새겨진 바위문이 있음. 그 아랫쪽에 있는 절은 회룡사. 도봉산에 있는 3 개의 석굴암! 오봉아래, 선인봉 아래 그리고 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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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상의 겨울 밥터가 갖춰야할 3 대조건, 햇빛.무풍.조망.... 어렵게 찾은 명당에서 도시락을 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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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터 앞에 활짝 펼쳐진 도봉산의 멋진 풍광! 과연 명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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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패산 정상 |
사패산(552m)
비록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 산의 족보인 산경표로 따지면 사패산은 북한산과 도봉산에 비해 한 끗발 윗자리에 있다. 서울 북쪽을 둘러싸고 있는 불수사도북 다섯개의 산 중에서 가장 널찍하고 편평한 정상이 있고 도봉산 포대능선과 선만자 그리고 칼바위와 오봉 멀리 북한산 백운대까지 북한산 국립공원의 주요 연봉들이 눈 앞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다.
한 번은 안개 때문에 그리고 지난 여름엔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한채 사패산을 내려왔는데 이번엔 시야가 활짝 열려주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암봉들의 향연을 실컷 즐길 수 있었다.
사패능선
사패정상에서 회룡능선의 시작점인 산불감시초소까지 약 1.5 km의 산등성이가 사패능선이다.
산불감시초소 아래부터 시작되는 가파른 계단길을 제외하면 길이 편하고 능선 양 옆으로 툭 트인 전망대가 많아 오며가며 도봉산의 매력을 만끽 할 수 있는 능선이다. 동쪽으로는 회룡골로 서쪽으로는 원각사와 송추계곡으로 빠져나갈 수 있고 산불 감시초소를 경계로 도봉산의 포대능선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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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패능선의 어느 전망대에서 링컨님의 카메라에 담긴 풍경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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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 이렇게 멋드러진... |
회룡봉이라 불러주자. 산불감시초소 (668m)
가쁜숨을 몰아쉬고 가파른 계단길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온 산객들에게 포대능선 정상 못지 않은 전망을 선사하고 일출 명소로 자리잡은 이 봉우리는 이름을 갖지 못해서 고작 산불감시초소로 불리고 있다.
바로 이 봉우리 아래서 함흥에서 돌아온 이성계의 장엄한 행렬이 머물렀으니 회룡사. 회룡능선과 마찬가지로 그 꼭대기에 있는 여기 산불감시초소의 이름도 회룡봉이라 불러주자.
선만자까지 우람차게 이어지는 빼어난 암봉들이 열병식!
눈 앞에 부복하고 있는 수락산과 불암산!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의 사패산!
그리고 그것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화룡점청으로 서있는 망월사의 영산전!
회룡봉에서만 볼수 있는 도봉산 최고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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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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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잠수함? 아니면 에어리언 우주선 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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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에 올때마다 눈길을 끄는 알봉들! 에어리언의 은신처인가? 그리고 저건 쪽바위의 달아난 반쪽! |
알봉들의 행렬 안말능선
산불감시초소에서 아랫쪽 산자락을 내려다볼때마다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으니 커다란 알봉들이 여기 저기에 도열하고 있는 모습이다. 늘 궁금하게 생각했던 까닭에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 이번엔 그쪽으로 하산 코스를 정한다. 안말 탐방센터가 들머리라서 안말 능선이라 부르는데 다른 코스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도봉산의 비경에 속하는 코스다.
안말 능선도 예외 없이 도처에 난코스가 도사리고 있어 초보자 혼자 산행할 경우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용기를 내어 붙어보면 가지 못할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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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말능선의 하산 깃점 - 헬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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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조에 잠긴 사패산의 작별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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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말능선을 가로막고선 거대한 알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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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이어 나타나는 아찔한 구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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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기기묘묘한 바위들 |
연이은 음주탓에 천근 만근 무거운 걸음으로 시작한 산행이었다.
한바탕 흘러내린 땀과 함께 숙취를 쏟아버렸더니 몸은 한결 가벼워지고 정신도 다시 맑아졌다.
이 맛에 산행을 하는 것이다.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로 다가온 이웃들과 정을 나누다 보면 삭막한 겨울 메마른 가슴에 물기가 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나는 좋은 산 거기에 머무는 순간만큼은 더할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하다.
이것이 다시 산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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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포스트 |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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