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신성함이 감도는 제주도 '사려니숲'길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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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사려니숲'길 ⓒ20120406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제주의 해변과 오름 그리고 숲을 거닐다 보면 어떤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진다.
제주도 말로 신성한 숲을 뜻하는 '사려니숲'에선 그 신령스러움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제주여행 중 잠시 개인 시간을 갖고 중산간에 있는 사려니숲을 찾은 이유다.
'사려니숲길'은 물찻오름. 말찻오름. 사려니오름같은 여러 오름 사이에 있는 중산간 특유의 식생들이 밀집되어 있는 처녀림과 인공조림된 울창한 삼나무숲을 통과하는 트래킹 코스로서 둘레길 못지않은 걷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길이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5 코스 입구에 주차하고 5코스에서 출발하여 3 코스를 다녀올 수 밖에 없었지만 사려니숲이 뿜어내는 그 신령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5코스 초입부터 시작되는 삼나무숲속으로 깊히 들어갈수록 정신이 맑아지고 여행의 피곤함도 사라졌다.
삼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 때문일 수 도 있겠지만 저 숲속의 정적속에 녹아있는 사려니 숲의 영험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삼나무들이 굉장히 굵었다.
이곳의 삼나무 숲은 일제시대때부터 인공조림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령이 80년 이상 된 것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삼나무숲은 사려니라는 공간의 상징물처럼 여겨진다.
삼나무숲 사이로 돌맹이로 담장이 둘러쳐진 제주도 특유의 무덤들이 눈에 뜨인다.
원시림 지대나 다름없는 이곳 중산간 지역에도 마을이 있었나 보다.
지상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들이 살았을 것은 상상을 하면서 걸었다.
삼나무숲길을 걷는 동안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확실했지만 하늘도 보이지 않고 빛도 약해서 그런지 한편으론 왠지 답답했는데 5코스에서 3 코스로 접어들자 지금까지의 시멘트 도로대신 포근한 느낌을 주는 화산섬 특유의 갈색 흙길이 나타나고 제주도에 자생하는 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열리면서 3월의 햇살이 따스하게 앉은 길을 상큼한 기분으로 걸었다.
3코스로 갔다가 다시 5코스로 되돌아 오는데 몇 마리의 노루들이 느릿느릿 길을 가다가 황급히 숲속으로 도망가다가 불청객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지 멈춰서서 나무그늘 사이에 숨어서 이쪽을 바라본다.
내가 평화로움을 누린 대신 노루가족의 평화를 깨뜨린 건 아닐까. 그러면 미안~~~
삼나무숲의 적막감
따라가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사람 다닌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오솔길 푸른 이끼에 덮힌 숲속의 현무암 덩어리들 장마철엔 작은 연못으로 바뀔것이 틀림없는 습지 그리고 노루 가족
한 시간 남짓 밖에 머물지 않았지만 사려니숲길에서 귀한 느낌을 선물 받았다.
신령스럽거나 신성한 분위기는 원초적인 생명력으로 부터 비롯된다고 믿는다.
사려니숲을 거닐면서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맑은 제주도의 대기와 더불어 숲이 건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려니숲을 다 걸어보고 끼고 있는 오름을 모두 올라보는 것 한라산과 함께 과제로 남겨두고 숲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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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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