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용은 자유세상

[탐사] 시산산행 -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지구 사패산(552m)지역 범골계곡능선, 선바위(입석,입암), 정상, 갓바위 거쳐 안골계곡①

범골계곡,능선에서 - 명물 선바위(입석,입암)를 찾아 헤매기까지
양기용 기자 | 2018/02/18 22:12

[탐사] 시산산행 -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지구 사패산(552m)지역 범골계곡능선, 선바위(입석,입암), 정상, 갓바위 거쳐 안골계곡①
범골계곡,능선에서 - 명물 선바위(입석,입암)를 찾아 헤매기까지

-SPn 서울포스트, (마이 네임 이스) 량기룡(梁奇龍) 기자

 

▲ 2018년 시산산행 - 사패산 범골계곡,능선에서 선바위(입석,입암), 정상거쳐 갓바위, 안골계곡. 상상이 안되는 기기묘묘 바위가 여기 있다. 정상부 갓바위와 함께 이 산의 명물일지 싶다. 또 사패산 정상은 암반지형의 넓이가 한반도 최대, 세계 최대일 가능성이 있다. ⓒ20180217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자료이미지 사용
 
ⓒ자료이미지 사용

↑ 사패산은 곳곳에 아직도 영어 글자나 총알자국의 바위가 있다. 명물 선바위에는 탄흔이 남아 있고 영문낙서는 지금 지운 흔적. 갓바위의 간판수준 미군낙서는 2009년 10월초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웠고 11월에는 미군부대에서 요식행위를 했다. 산사랑팀은 현재도 전국 산을 돌며 원형회복에 힘쓰고 있다. 몇년전 북한산 노적봉 낙서도 이들이 지웠냈다. 경의를 표한다. ⓒ자료이미지 사용
↑ 선바위는 반쪽이 확실하므로 떨어져 나간 나머지 짝꿍이 궁금할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검색해서 어렵게 찾아보니 딱 두 사람. 이들 자료를 보니 내가 엊그제 발견한 것은 바위에 테두리가 없어 그 반쪽이 아니다. 고생에 의미를 두고 천상 겸사겸사 앵콜탐방 예정. ⓒ자료이미지 사용

 

오랫만에 한 겨울 시산산행은 힘들었다. 작년에 거의 못다닌 산이었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노동으로 곳곳이 골병이 든 단계다. 좋은 것 먹고 잘 놀면 체력이야 어느정도 회복되겠지. 그러나 내리막길 가속도는 약간의 조절만 있을 뿐, 인간 누구든 되돌릴 수 없다.

 

겨우 산 들머리를 찾았다. 근 년도 유래없이 추운 겨울 탓에 물 흘렀던 계곡이란 계곡은 꽁꽁 얼어 있다. 이건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 지금 그 진실은 몇 사람 뿐 모른다. 이렇게 얼어 붙은 겨울이기에 든 생각이지만 혹시 냉동인간으로 보존하다가 수 십년 후 진보된 의학에 기대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 왜, 죽은듯한 계곡 얼음장 밑에도 생명이 잠자듯 숨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패산은 접근성이 나빠 북한산국립공원이라고해도 비교적 항상 인적이 뜸하다. 회룡사 가는 길에서 등산로,둘레길로 들다가 초입부터 헤매고 어렵사리 철울타리를 넘어 (우라질) 겨우 아스팔트 산행길에 접어들었는데, 지도검색과 사뭇 달라 내려오는 등산객에 물었다. '거, 사과 반쪽같이 생긴 선바위가 어디 쯤이냐'고. 굴러 떨어졌다는 바위요? 이 길이 아니라, 왼쪽 능선으로 올라가야한다,고. 그러니까 비까번쩍 닦인 도로는 절마당까지 가는 길이었다.  

 

오늘 계획은 동쪽에서 정상 거쳐 서쪽 양주로 넘어갈려고 했으나, 송추에서 멋진 모습을 보인 정상암봉 밑으로 돌아갈 길이 없어, 오르는 내내 눈길을 끌었던 갓바위를 거쳐 내렸다. 하필 이 길은 북쪽 결빙이 심한 곳이라 미끄럼에 무릎 충격이 더했다. 결국 쫘악 미끌리는 바람에  가랭이가 찢어지고 무릎과 대퇴부가 'Z'자로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배낭이 충격을 흡수해 한 10분정도 얼음판에 누워있자니 회복되었다. 뼈라도 분질러졌으면 어땠을까. 아까 오르던 중 쩔쩔 매며 내리는 젊은이에게 스틱 은 꼭 가지고 다녀라고 말했는데, 누군가 이렇게 퍼질러 있는 날보고 겨울산행엔 아이젠 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하겠지? 최악의 길고 지루한 하산길이었지만 또 하나 귀중할 것 같은 물상이 있어 조만간 다시 찾아야 한다.  

 

사패산은 자료에 보니, 원래 이름은 사패산()이 아니었다. 산의 전체적인 모양, 혹은 큰 봉우리의 바위 모양이 삿갓처럼 생겨서 갓바위산 또는 삿갓산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조개껍질처럼 생겼다 해서 일부에서 조개 패(貝)를 쓴 사패산으로 부르다가 대부분의 지도가 이것을 따라 쓰는 바람에 사패산이 되었다고 한다. 또 조선 시대 선조()가 딸 정휘옹주()에게 하사한 산이어서 사패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

 

사패산 정상(552m)은 운동장처럼 시원시원하다. 한반도 최대의 암반지질. 봉우리정상이 넓은 건 북한산 백운대 아래, 문수봉 앞 에덴동산, 숨은벽 아래 전망대, 통째로 바위인 원효봉  정도이나, 정상의 암반면적(넓이)으로는 한반도 산 중 최대, 세계 산 중 최대일지 싶다. 그래서 도봉산에 속하면서도 당당히 산이름을 쓰고 있지 않을까.

능선바위 또한 천연기념물급이 있다. 범골능선의  선바위(입석) 라고 불리는 '입암(立岩)' 이다. 반쪽이 잘린 사과바위,알바위,외계인(ET)바위,버섯바위 등으로도 불린다. 상상봉 아래 거대한 공룡알 또는 외계 우주선이 앉은듯한, 정말 바위덩어리가 절묘하게 얹힌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선바위는 저 위 갓바위와 함께 사패산의 명물이기에 충분. 어느 지점에서나 쉽게 보이지만 보통의 등산길에서 떨어져 있어 간과하기 쉽상이다.  

 

정상표지석도 이동 가능하고 주변 색과 어울려 잘 만든 모범이다. 우리나라 산 정상석은 산의 미관까지 해칠정도로 전부가 완전 개판이다. 사실, 정상에 인공물을 따로 만들 필요는 없다. 나무쪽이나 간단한 이정표정도로 정상 표시만해도 충분하다. 굳이 만들려면 봉우리을 훼손하지 않게 바로 아래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하도록 세워 둔 것이 순리다. 헌데, 흙으로 된 정상에 수 미터 의 하얀 대리석 표석이나 갈색 바위정상에 하얀 돌에 시멘트 로 고정시킨다는 건 대가리도 눈구녁도 없는 행위들이다. 이건 꼭 시정돼야할 사건들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콘크리트 대리석 표지판을 세웠다고 생각해 보라. 아, 열받어!     

 

다시, 내 개인적으로 북한산을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이라고 생각한 것은, 모양의 테마 와 바위군의 조화다. 우리민족의 영산이라는 백두산도 세계 산 중 최고 지점에 최대면적을 가진 최고의 가치 - 유일한 산정호수(천지天池)가 있다. 마실 수 있는 청정도도 있다. 그러나 산 자체는 부스러지기 쉬운 화산산이라서 바위의 포스 에서는 작은 북한산을 따라오지 못한다. 한라산도 금강산도 설악산도 북한산에는 쨉이 되지 못한다. 그들 산은 높은 산의 흔한 웅장함과 무정형의 날카로운 바위군만 연속될 뿐이다. 서울 주변의 산들은 다 기기묘묘하다. 관악산 정상에 얹혀 있는 불꽃바위,수락산 주봉,불암산 삿갓봉의 바위군, 벽돌을 쌓은듯한 도봉산 자운봉, 북한산 정상의 바위가 그것이다. 가히 신의 조화 외에는 해석할 방법이 없다.

 

우리 산에서 특별한 형상을 연상케하거나 유명세가 있는 큰 바위로는 설악산엔 흔들바위 정도, 북한산엔 비봉능선의 사모바위(사모암絲帽岩, 모자바위), 문수봉의 두꺼비바위, 도봉산 우이남능선의 사모바위(사모암思慕岩,관음암, 우이암), 경이로운 관악산정상의 불꽃바위 그리고 오늘 만난 사패산의 입암(선바위) 정도라고 난 본다. (불곡산의 악어바위도 명물이나 콕 찝어 말하기엔 규모가 작음.)        

 

범골계곡에서 헤매다가 힐끗 위를 올려보니 둥근판 형태의 바위가 얼굴을 내밀듯 손 흔들듯 '나 여기 있어!'하고 있었다. 저기구나 싶어 능선을 기어 올랐다.

 

제법 오르다가 오른쪽 아래 또다른 계곡을 내려봤다. 꽤 큰 바위가 모난 채 굴러 떨어져 있는데, 순간 저 위 바위의 반쪽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지금의 선바위는 원래 모습이 아니라, 반쪽 면 모양이 확실하다. 처음 공룡알같은 바위가 수 천,수 백년전 물리적 세월이든 인위적으로든 갈라진 흔적이다. 불암산 학도암 마애관음보살좌상도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반으로 쪼개(져) 한쪽은 절 마당 아래 또 다른 상징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떠올랐다. 그냥 올라갈까,하다가 혹시 떨어져 나온 짝이라면 오늘 하루 내 손길로라도 둘의 연을 이어주고 싶었다, 내가 미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런 애틋함이다.

 

내려가서 이리저리 보니 맞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 반쪽은 누가 잘라 쓸려고 인위적인 발파 흔적이 있다. 바로 위에는 돌무지가 있어 한때 생활 거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 추기 : 인터넷 검색을 보니 내가 찾은 선바위 반쪽은 제 짝이 아닌 가짜, 테두리가 선명한 진짜(자료이미지 참고)는 더 위에 있었다. 봄에 겸사겸사 앵콜탐사 예정.]  

 

또 낑낑대고 올라와 선바위를 본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외경스러움이자 경외스러움이다. 홍어회도 먹었던 가족 동반 등산객이 있었으나, 바위앞에서 합장하고(합장이 자연스레 되고) 돌며 사진을 찍어댔다. 이 바위에 많은 사람들이 치성을 드리기도 한다. 무슨 낙서를 한 흔적들. 여기 잘린 반쪽은 저 아래 있다는 것도 그들이 말해 주었다. 그냥 왔으면 다시 내려갈 뻔했다. 남동쪽으로 수락산,불암산,용마산, 북쪽으로 불곡산(불국산) 그리고 안골능선에 터가 좋아 보이는 절이 보였다.  범골이어서 그런지 호랑이를 연상케하는 호암사란다. 그 정면에 입석이 있으니 가람배치 기준을 이 선바위(입암)로 했을지 싶다.   

 

조금 있으니 한적한 시간은 나 혼자만의 세상이 되었다. 양지 바른 바위에서 요기 후 정상을 향했다. (龍)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 (*포털 다음 에 뉴스 송고)


Copyright ⓒ 서울포스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