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한 경제를 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방한 중인 ‘미카엘 글로스’ 독일연방경제기술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스 장관은 지난 4일부터 2박 3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제11차 독일아태경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이 후보는 “남북관계가 급진적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핵문제가 6자회담을 통해 현재까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개방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큰 걱정은 통일의 길목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핵을 폐기하는 것이 북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 중”이라며 “독일이 비교적 북한과 가까운 사이인데 핵이 폐기되면 우리와 같이 북한의 경제회복을 도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글로스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이번 회의가 2년 전에 결정됐는데 우연하게 한국에서 큰일 이 많이 생기고 있다”면서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대선 등에 깊은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에 해외 정책탐사 차 유럽을 방문했을 때 글로스 장관을 만났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날 비공개 면담을 통해 한ㆍ독 경제협력 강화방안과 독일 통일 전후의 동서독 경제협력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박형준 대변인은 밝혔다.
비공개 면담 중에 글로스 장관은 “독일 CEO(최고경영자)와 한국 CEO들로 구성된 ´라운드테이블´을 만들어 양국 간 경제협력과 투자활성화 채널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며 이에 대해 이 후보도 “굉장히 좋은 생각이다. 성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스 장관은 “이 후보가 ‘네덜란드가 한반도 대운하에 관심이 많은데 독일도 관심을 둬달라’고 요청했다”며 “대통령이 되시면 한국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한국재계에서도 많은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성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면담에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 이주영 정책상황실장, 박대원 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 등이 배석했으며, 독일 측에서는 하르무트 코쉭, 라우렌츠 메이어, 라이너 브뤼델 의원 등이 참여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해졌다.
이 후보가 독일 장관의 면담에서 ‘북한 핵 폐기에 대한 강한 의지와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경제 지원은 안 된다’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현 정부와의 뚜렷한 시각차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