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말라. 해야 할 일을 하되, 그 결과는 신에게 맡겨라. 삶에서는 아무것도 낭비되지 않는다. 특히 진리를 향해 가는 과정은 더욱 그렇다.>
<명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명상과 함께 했다. 마음은 새로운 것이지만, 명상은 그대 본성이다. 명상은 그대의 타고난 본성이며, 그대의 존재 자체이다. 그러니 어떻게 명상이 어려울 수 있겠는가?>
오쇼 라즐리쉬의 명상센터.. 나는 아우랑가바드에서 만난 아밀과 함께 오쇼의 아쉬람에서 내렸다. 아우랑가바드에서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로의 여행계획을 들려주었고 유대교인 아밀이 다음 여행지로 오쇼의 명상센터를 말했을 때 나는 적잖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쇼가 인도사람이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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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쇼의 아쉬람에서 열린 누군가의 가상 장례식.. 내 장례식을 나만 모른다는 것이 가장 아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박근하 서울포스트 |
나는 한국에서 오쇼의 <명상-처음이자 마지막 자유>라는 책을 읽은적이 있었다. 첫 장을 넘긴 순간보터 나는 명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고, 놀라운 것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느낀 것은 물론이려니와 책을 다 읽어갈 때 즈음해서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그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는 것이다.
물론 오쇼에 대한 사랑은 세속적인 의미의 열정이나 행복과는 거리가 먼- 좀 더 종교적이고 차분한, 평안함과 신뢰가 느껴지는 고요한 사랑이었다.
오쇼의 사상은 한 때 방황했었던 내 마음의 평안이 되어주었었고, 그가 제시했던 수많은 명상법들을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었지만 명상법을 시도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직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정작 중요한 것.. 오쇼가 인도 사람이라는 것과 그가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가 가르쳤던 명상법 중 하나인 프리섹스 명상법을 따르다가 수많은 추종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됐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죽음은 미국의 음모였었다는 것 등에 관한 이야기들을 아밀을 통해 듣고서야 알게 되었고, 반대로 유대교인 아밀은 아쉬람에가서 명상법에 대한 설명을 잔뜩 듣고도, 기가 무엇이고 우리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눈치였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로 선택한 명상 클래스가 항상 달랐고, 길치인 내가 길을 자주 잃어버리는 탓에 그는 항상 나를 화가 난 상태에서 기다려야 했으며, (아쉬람의 모든 클래스는 시간이 지나면 문이 닫히고 입장과 퇴장이 모두 불가능해진다.)
나는 종종 아밀이 선택한 명상 수련에 대하여 그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않은지 의심스러웠지만 이미 제대로 된 영어 설명을 듣고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에서 내 짧막한 영어 실력으로 그것을 다시 확인한다는 것은 무리였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설명 이전의 문제였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나도 아밀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까.
내가 선택한 클래스에서 명상 선생님들은 내가 기를 제대로 느낀다고 착각하고 계신 듯 했었지만 그것은 예전에 한국에서 읽은 책대로, 또는 단학선원에서 배운 수련법대로 행했기 때문이었을 뿐, 나 역시 가장 강한 기가 흐른다는 거대한 피라미드 안에서조차 기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밀이 아쉬람을 먼저 떠난 후, 그동안 대부분의 귀찮은 일들은 아밀이 처리해 주었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혼자 선택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게 되었고 장사꾼들과 싸워야하는 일들도 더 많아지게 되었다. 또 아쉬람에서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마음이 가는대로 따르다보니 명상이나 수련클래스 보다는 뜰에서 잡담하는 시간을 더 즐기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오쇼의 사상을 더 깊게 다양한 관점에서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단지 오쇼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에 대해 전혀 모른 채 그의 사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떠들어 댔던 것뿐이었는데, 불과 이틀 사이에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는 나를 이해하고 나를 사랑하기에 필요한 모든 말들을 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할지라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오쇼의 사상을 좋아한다. 그리고 오쇼의 뜰에서 그의 명상법을 논하는 평범한 오쇼 가족들은 그의 사상을 받아들여 유대교였던 아밀과는 달리 그가 타락한 성자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미국의 음모에 의해 죽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느낄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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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쇼의 뜰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명상법이다. ⓒ박근하 서울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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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닝 화이트닝 명상.. 모두가 흰색 드레스를 입고 명상의 일종인 축제를 시작한다. ⓒ박근하 서울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