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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아 공식홈페이지 |
여린 일곱 살, 엄마 손잡고 간 스케이트장에서
마치 벗인양 놀이터인양 스케이팅 연습으로
발목 인대가 늘어 날 정도로 다치기도 하고
늘 흘린 땀과 흘린 눈물의 그 세월만큼
한 발 한 발 올라서며 정상에 오른 소녀는
꽃의 숨결로 빚은 백자항아리 같다.
열여덟의 풋풋한 가슴에 세상을 다 품고
지상에서 가장 찬란한 은반위의 요정되어
미려하거나 장엄하기도 한 환상적인 선율에 맞춰
현란한 몸짓으로 비상飛上한 우주와 조화를 이룬 채
어느새 자신이 꿈꾼 세계를 만들어 간다.
자주와 연분홍빛 고운 옷에 스케이트화를 신고
학이 되어 사뿐사뿐 걸어오는가 싶더니
두어 바퀴 원을 그리다가 하늘로 솟구쳐서
온 몸이 팽이처럼 삼회전으로 합일을 이루고
목을 뒤로 젖힌 채 옆으로 돌다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펼친다.
어떤 날은 보라색으로 비취빛으로 곱게 차려입고
그 날은 검은 드레스 신비로이 걸치고서는
제자리를 맴돌며 날아오르기도 하고
한 발 들고 한 발 잡고 앞으로 나가면서
빙글빙글 돌때면 백학이 춤추는 것 같고
두 팔 벌려 나아가면 봉황의 날개짓으로
은빛 세상을 향해 힘차게 높이 날아오르는
그 해맑은 미소는 선재동자를 닮았다.
저 은백색 세계의 오대양 육대주를 호령하는
대한의 딸이요 자매이자 우리의 손녀, 김연아
어쩌다 빙판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고난도의 절묘한 연기를
곡예하듯 춤추듯 종횡무진하며 일궈 낸
푸른 리본 아래에서 활짝 웃는 메달이 더욱 빛난다.
기립박수로 세계를 안고 피겨의 여왕이 되기까지
스승 같은 어머니의 억척스런 보살핌이 큰 몫을 한
숱한 눈물과 힘겨움을 의지로 다 녹여내고
꿈 이루어 웃는 천금보다 더 귀한 그 미소는
희망을 주고 자비를 베푸는 관음觀音의 화신이자
순백의 별빛 영롱한 천상 선녀의 본래면목이고
먼 훗날, 연아가 날던 눈부신 빙판의 기억들을
위안하며 추억하고 사랑하리라, 영원히.
2008. 10. 27
‘08-’09 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미국대회 우승을 축하하며
▣ 편집주간 겸 대기자
(김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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